예멘 여행기 3 사막 위의 항구도시 Mukalla 탐방 (Al-Mukalla, 2007.1.3)

1월 3일(수)

사나로 출발하는 버스가 오후 6시에 있기 때문에 호텔에서 최대한 시간을 떼웠다. 12시가 가까워도 체크아웃을 하지 않자 전화가 오더니 알 수 없는 말이 왕왕거린다.

‘그래 알았어.. 알았어..’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했다. 바다 방향으로 쭉 걸었는데 이미 한낮이라 그런지 가게들이 거의 문을 닫았다. 이곳 예멘은 12시가 넘으면 더위를 피해 거의 모든 가게가 문을 닫고 사람들의 활동도 거의 없어 마치 시간이 멈춘 느낌마저 준다. 그러다가 저녁이 되면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이 모든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을 모스크가 한다. 시간이 모든 모스크에서 코란을 시끄럽게 암송을 하며 시간을 알려준다. 즉 이곳 사람들에게 모스크는 빠질 수 없는 일상이 된 것이다.

이곳 무칼라가 번창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도시를 끼고 흐르는 강 때문이었으리라 건기인 지금도 풍족하게 흐르는 물이 있기에 척박한 사막에 도시를 세울 수 있었으리라.

하루 다리에서 바라 본 무칼라는 아름다운 강을 중심으로 같은 형태의 집들이 산등성이 까지 오른 모습이다. 우리로 치면 달동네 비스무리하지만 같은 색과 같은 모양 집들이기 때문에 하나의 궁전처럼 보이기도 하다.

지나가는 버스(20YR)을 타고 항구 동쪽 반대편으로 갔다.

항구의 끝에서 사이다 한 캔을 사고 맨발로 해변을 걸었다. 이럴 때 맥주가 있어야 하는데 아쉽기까지 하다.

끝없는 사막 한가운데 아라비아 해와 옛 항구(Old Port)를 배경으로 걷는 그 자체가 로맨틱하다.

너울대는 파도위에 수많은 고깃배들이 넘실대고 있으며 해변에는 소라게가 제 살길을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해변에서 축구를 하던 청년들이 장난스럽게 우리 쪽으로 공을 찬다. 그들의 해맑은 웃음에 때 묻지 않은 이곳의 순수함이 느껴진다.

우리 셋은 부두에 앉아 끝없이 펼쳐진 아라비아 해를 바라보았다. 토모미와 지로를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토모미가 아침에 먹다 남은 빵을 바다에 던진다. 주변의 갈매기들이 빵을 집어먹으러 주변으로 모여든다.

갈매기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날아들지만 여행자 입장으로서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해안에서 약간 돌출 된(Old Port)는 해상 실크로드가 번성하던 시절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이다. 하얀색 풍의 아름다운 건물들이 빽빽이 모여 있고 골목마다 전깃줄이 어지럽게 이어져있다.

골목에서 당구를 하는 아이들이 보인다. 허름하기 짝이 없는 당구대이지만 이곳 아이들에게는 더할 수 없는 소중한 놀이기구이다.

아이들과 잠시 당구를 치고 호텔 근처로 돌아와 점심식사를 했다. 현지인 레스토랑을 이용했는데 잘 구워진 삼치 1조각이 100YR이고 3명이서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밥이 200YR이다. 토모미를 500YR하던 생선구이를 300YR로 깎는다. 정말 스고이(대단)하다.

식사를 하고 나서는 각자 시내 구경을 나섰다. 나는 인터넷 카페를 찾았지만 가게들이 모두 문을 닫아 그저 시내를 돌아다녔다.

음료수를 하나 사들고 강변 벤치에 앉았다. 앉아서 음료수를 들이키는데 검은색 천으로 완벽하게 몸을 가린 여인들이 내 앞을 지나간다.

‘헬로~’ 들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한 여인이 말을 걸며 지나친다. 예멘 남자들은 거의 모두가 외국인에 대해 호감을 가지며 친절히 대해주는데 여인들 역시 외지인에 대한 호기심을 있을 터인데 관습이라는 이유로 그 욕구를 억누르고 있을 것이다.

이곳을 여행하면서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바로 여성을 억압하는 무슬림 전통이다. 이 더운 날씨에도 검은 천으로 완벽하게 몸을 가렸으니 얼마나 더울까?

가족 외에는 남자에게 얼굴을 보이는 것조차 못하게 꽁꽁 막았으니 거의 집안에서 살라는 이야기와 같다.

어제 밤 잠깐 아이스크림 가게에 갔는데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조차 얼굴을 가린 채 입부분의 천을 살짝 들어 올려 아이스크림을 먹는 걸 보면서 아무리 관습이지만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랍 남성은 여성편력으로 유명하며 아내를 4명까지 둘 수 있고, 성적으로 온갖 자유를 누리는 반면 여성은 철저하게 억압받으며 집 안에서조차 아들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다.

그렇지만 남성에 대한 접근이 철저히 금지 되었을 터인데도 가끔 나에게 손짓으로 인사하고 살짝 말을 거는 것을 보면 이곳 여성들도 외국인에 대한 호기심은 상당하다는 것을 간간히 느낀다.

무칼라는 강과 바다 그리고 항구와 마을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올 가치가 있는 곳이다. 특히 강에 대한 관리가 잘 되어 있어 강이 워낙 깨끗해 내려다보면 물고기들이 Ep지어 다니는 것이 보인다. 물고기 종류도 다양하고 개체수도 많아서 강 전체가 훌륭한 어항과 같다.

저녁 5시가 되어 버스 회사로 갔다. 나와 토모미는 사나로 가고 지로는 아덴 방향으로 간다. 지로는 훌륭한 네비게이션(나)과 트래이더(토모미)를 잃었다며 슬퍼한다. 잠시 이별을 하지만 곧 사나에서 만나겠지. 여행에서의 이별과 만남은 아주 쉬운 일이다. 하지만 그 인연의 끈은 결코 가볍지 않다.

생각해보라.. 내가 여행을 하지 않았다면 토모미와 지로와 어떻게 마주칠 수 있었을까? 더 나아가 오만에서 론니플래닛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난 지금 또 다른 형태의 여행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인연의 끈은 인간이 가늠하기에는 너무나 무겁고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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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칼라 시내. 기온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의 왕래가 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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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나마 찍은 이곳 여성들 사진. 몸과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옷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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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칼라 시내를 관통하는 강. 이곳의 생명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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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쪽의 집들. 모양이 다 똑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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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 해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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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떠 있는 고깃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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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와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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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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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 있는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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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항구쪽을 바라본 모습. 하얀 건물들이 아름답게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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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신항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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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없이 수다를 떠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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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서 축구를 하는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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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하얀 집 그리고 해변이 어우러진 평화로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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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를 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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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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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에서 바라본 옛 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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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 되면 고깃배들도 활동을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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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항구를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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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저 멀리 척박한 사막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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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들이 토모미가 던져준 빵을 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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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변에는 산이 우뚝 솟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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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에서 바라본 신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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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로 먹은 Sea 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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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은 레스토랑,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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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 돌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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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에는 많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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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여성옷.. 관습에 의해 외출시에는 검은 옷으로 몸을 가리지만 이곳 여성들도 아름다움을 추구한 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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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로 떠날 때 이용한 버스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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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로와의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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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할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