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아트 책 소개 - 적도일주
제목 ⎢ 적도일주
지은이 ⎢ 마이크 혼
옮긴이 ⎢ 이주희
출판사 ⎢ (주)터치아트
출간일 ⎢ 2007년 1월 20일
값 ⎢ 13,000원
ISBN ⎢ 978-89-958623-3-9 03980
100자 서평
동력을 이용하지 않고 적도를 따라 세 대륙과 세 대양을 횡단한 사람이 있다. 4만 킬로미터, 세계최초 무동력 적도일주. 그 어떤 영화보다도 흥미진진한 모험담이다.
책 소개
정말 대단한 여행기다. 저자는 지금까지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에 도전했고 보란 듯이 성공했다. 한가로이 유명 휴양지를 관광하는 이야기가 결코 아닐뿐더러, 이미 여러 사람이 소개했던 에베레스트 정복이나 남극점 도달 이야기도 아니다. 마이크 혼은 세계 최초로 무동력으로, 즉 요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고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대륙을 횡단하여 적도를 따라 지구 한 바퀴를 돌아오는 대장정에 성공했다. 그는 브라질의 처녀림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독사에 물려 사경을 헤매기도 하고, 바다 한가운데서 폭풍우에 휘말리는가 하면, 내전중인 아프리카를 지나다가 반군에게 붙잡혀 사형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읽다 보면 생명을 위협하는 고통과 두려움을 홀로 이겨가면서 전진하는 모습에 응원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마이크 혼의 탐험을 담은 기록영화는 프랑스 디종 국제모험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이 책은 유럽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아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마이크 혼 Mike Horn
1966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 태어났다. 1991년 페루 안데스 산맥을 패러글라이딩과 래프팅으로 횡단하는 첫 모험에 성공한 뒤, 1997년에 세계 최초로 아마존 강을 따라 수영과 도보로 남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하는 6개월간의 탐험에도 성공했다. 1999년에는 세계 최초로 무동력 적도일주를 성공했으며 이를 계기로 ‘세계의 스포츠인 상’을 수상했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02년 북극권을 27개월 동안 걸어서 완주하여 세계 최고 탐험가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옮긴이 - 이주희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4대학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네코토피아』『할머니의 기억』『보이지 않는 도시에서』『뗏목을 타고』 등이 있다.
차례
프롤로그
Ⅰ 조가비 여섯 개
Ⅱ 악어 소리
Ⅲ 약속의 바다
Ⅳ 낙원의 폭풍우
Ⅴ 사이클론의 눈
Ⅵ 최악은 인간이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나는 정글을 초록빛 지옥으로 보지 않는다. 그 믿을 수 없는 아름다움 때문에 오히려 초록빛 낙원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아름다움만으로도 정글 속으로 들어가는 보람이 있다.
이번에는 그런 생각을 하고 정글로 들어가서 생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3주가 넘는 시간 동안 경의와 감탄 외에 다른 생각을 품은 적이 없었다. 계속 이런 마음으로 나아가면 정글이 나를 통과시켜 주리라 느꼈다. (p.95)
바다로 나온 지 45일 만에 갑자기 GPS가 고장 났다. 가봉 리브르빌이라는 지명을 입력하고 ‘확인’를 누르자, 평소와 달리 서쪽으로 가야 하는지 동쪽으로 가야 하는지 지시가 오락가락했다. 물론 이 현상의 원인은 분명했다. 목표지점인 리브르빌은 출발지점이기도 한데, 지금 나는 양쪽에서 동일한 거리에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정확히 2만 킬로미터씩 떨어져 있다. 여정의 절반을 온 것이다! 그 ‘정확한’ 지점은 사방으로 수천 킬로미터 내에 아무것도 없는 이곳 태평양 한복판에 있다. 나는 지구 반대쪽에 왔다! (p.170)
사마린다까지 걸어서 갈 수밖에 없는데 소년은 걸을 상태가 아니었다. 증상이 계속 악화되면 발을 잘라야 한다. 나는 구급상자를 꺼내어 상처를 씻고 붕대를 감아 주고 항생제를 주었다. 약 상자를 주고 일주일 동안 매일 아침 한 알씩 먹으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나는 이틀 동안 공동침실에서 자고 마니옥을 먹으면서 내 ‘환자’가 회복기에 들어설 때까지 머물며 지켜보았다. 이곳에서 받은 환대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었다. 환자가 ‘복용 방법’을 이해한 것이 확실해졌을 때 약을 충분히 남겨 주고 모두에게 작별인사를 한 다음 길을 떠났다. (p.197)
이 대결은 목숨을 건 싸움이 아니라 시합 같은 것이다. 나는 자연이 더 강함을 알고 있다. 자연과 대결하여 살아남는 방법은 자연을 존중하는 것뿐이다. 그러면 자연도 나를 존중해 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규칙을 명심해야 한다. 돛을 모두 펼치고 폭풍우를 지나가려 하는 것은 치명적인 오만이다. 자연 앞에서는 겸손해야만 구원을 받을 수 있다. (p.210)
언덕 위에서 멀리 리브르빌과 그 뒤에 펼쳐진 대서양을 발견했다. 그것은 내 원정 전체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면서 가장 슬픈 순간이었다. 갑자기 허무한 느낌이 들었다. 리브르빌 다음에는 무엇을 할까? 어디로 갈까? 하루 종일 무엇을 할까? 내가 17개월 동안 꿈꿔 왔고 그토록 도달하기 힘들었던 목표, 그 약속의 땅이 바로 손이 닿을 듯한 거리에 있고, 열의가 사라졌다. 나는 ‘정상적인’ 생활에 다시 적응하는 것이 두려웠다. 수도를 틀어 더운 물이 나오게 하는 것이나, 혼자 있기 위해 문을 닫는 것, 수세식 변기를 사용하는 것, 자동차의 시동열쇠를 돌리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잊어버렸다. (p.318)
출판사 서평
4만 킬로미터, 무동력 적도일주
위도 0도,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있는 선, 적도. 적도를 따라 지구를 한 바퀴 돌면 4만 킬로미터가 된다. 적도상에는 망망대해와 아무도 지나간 적 없는 정글과 기아와 내전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아프리카 여러 나라가 있다. 이처럼 여행지로 선택하기에는 너무 막막하고 버거운 미지의 세계에 과감하게 뛰어든 사람이 있다. 문명의 이기가 넘쳐나고 짧은 시간에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줄 교통수단이 얼마든지 있는 지금, 동력을 이용하지 않고 적도를 따라 세계일주를 한 것이다. 그는 17개월 동안 자연과 싸우기도 하고, 그 품에 안기기도 하고, 내동댕이쳐지기도 하면서 기어이 이 모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마이크 혼이 아니면 아무도 들려주지 못했을 흥미진진하고 위험천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구 저편 세상을 만나다
적도를 따라 아프리카의 바닷가를 떠나서 곧장 앞으로 나아가면 다시 처음 떠났던 바닷가로 돌아온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문으로 집을 나와 어느 날 뒷문으로 돌아오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게 지구를 한 바퀴 돌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세상을 만날 수 있다. 그렇다고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은 절대 아니다. 그는 벌채칼을 휘두르며 길도 없는 정글을 헤쳐 나아가고 풍랑을 이겨내며 바다를 건너간다. 그렇게 도착한 지구 반대편에는 산과 강이 있고 마을이 있으며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낯선 여행객을 다정하게 맞이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총으로 위협하기도 했다. 언제 어떤 식으로 닥쳐올지 모르는 상황을 하나씩 헤쳐 가며 세상과 만나는 과정에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우리는 그의 모험담을 통해 지구 저편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더 큰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최악은 인간, 그러나 희망은 있다
마이크 혼은 여행하는 동안 끊임없이 난관에 부딪히지만 그 중에서도 최악은 인간이라고 말한다. 정글이나 바다보다 더 헤쳐 나가기 힘든 곳이 내전 중인 아프리카 여러 나라였으며, 그 이유는 모두 ‘사람’ 때문이었다. 바다 한가운데서 폭풍우에 휘말리고 파도가 미친 듯이 달려들어도, 정글이 자꾸만 등을 떠밀어도, 산이 아무리 높아도, 그 순간만 이겨내면 자연은 어김없이 넉넉한 품으로 사람을 안아주었다. 하지만 전쟁과 착취와 가난은 사람을 병들게 하였으며 뼛속까지 박힌 불신과 이기심은 결국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가장 무서운 동물은 인간’이라고 말하면서도 상처 입은 아이를 치료해 주고, 죽어가는 농부를 위해 기도한다. 모험가로서 어려움을 이겨내는 모습과 함께 따뜻한 인간애도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