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화)
시온이와 평온이는 새벽 6시 반에 일어나 학교에 7시 10분까지 등교한다. 아침이 바쁘기는 하지만 12시면 학교가 끝나고 하고싶은 방과후 활동을 한다. 등교하는 시온이와 평온이에게 아쉬운 작별인사를 했다. 말라위에서 이 둘이 한국의 문화를 잃지 않고 잘 자라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서 고국을 빛냈으면 한다.
시온이와 평온이이게 수업시간에 졸면 선생님이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니 그럴 때는 선생님이 교실 뒤 소파에서 잠깐 쉬게 한다고 말하고 그래도 아이가 피곤하면 집으로 보낸다고 한다. 한국 같으면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불호령이 떨어질 텐데, 나 자신도 아이들에게 학습만을 강요하지 않았는지 반성해 본다.
말라위 수도인 릴롱궤에서 1시간 반 정도를 차를 타고 가면 살리마(Salima)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이곳이 선교사님의 사역지이다.
살리마에 도착하니 현지 스텝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이들과 인사를 하고 선교사님과 함께 사역지를 둘러보았다. 사역지에 학교를 세우고 이곳 사람들을 교육시키는 시킨다. 특히 선교사님은 이곳에 도자기 교육시설을 만드시는 것에 집중하신다. 말라위 호수의 흙이 도자기를 제작하는데 적합하기 때문에 이곳을 도자기 특산지로 만들면 현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신다.
선교사님은 말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스스로 잘 살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으시다. 이곳 사람들 대부분이 옥수수를 재배하는데 말라위 호수물을 20Km 장소에 펌프로 끌어올려 흘려보내면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수 않을까 생각하셨다. 마침 말라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기에 관련부처에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고, 말라위 대통령에게 직접 한국정부에 이 프로젝트를 제안해 달라는 부탁을 했지만, 돈이나 바라는 해당 공무원이 프로젝트를 설명했음에도 무시를 하는 바람에 프로젝트가 무산되었다고 하신다.
매주 장소를 옮겨가며 아이들을 대상으로 성경학교를 여는데 오늘은 이곳 센터에서 성경학교를 연다. 스텝들과 함께 빵과 우유를 먹은 후 오후 1시에 아이들에게 빵과 우유를 나눠주었다. 아이들은 빵과 우유를 먹기 위해 시작하기 전부터 쭉 기다리고 있다.
한국으로부터 매달 3만원씩 지원을 받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지원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지원 받는 아이는 빵과 우유를 하나씩 지원 받고, 지원 받지 못한 아이는 우유는 하나를 먹을 수 있지만 빵은 부족하기에 반을 나눠서 먹어야 한다. 그마저도 감지덕지 여기며 먹는다.
오후 2시에 성경학교가 시작되었을 때, 화장실로 가는 도중 한 꼬마가 건물 뒤에 숨어 지켜보는 것을 보았다. 아이를 데리고 우유와 빵을 주니 빨대를 처음 사용하는지 제대로 우유를 마시지 못한다. 빨대로 우유를 빠는 방법을 알려주고 다 먹은 후 같이 성경 학교에 참여하게 했다. 본의 아니게 한명 선교를 했다. 현지 스텝은 조를 나눠 아이들에게 성경 공부를 시키는데, 우리 일행도 한 조에 한명씩 들어가 함께 했다. 아직 건물이 부족하기에 나무 그늘에서 성경공부를 한다.
성경학교를 끝내고 선교사님과 한국 청년들, 핵심 스텝으로 센터에 기거하는 샘과 하롤드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저녁식사는 말라위 호수의 특산물인 잠보라고 불리는 생선 튀김과 이곳 사람들의 주식인 씨망(옥수수 가루 뭉친 것)이다. 기름기가 많기는 했지만 꽤 먹을 만했다. 선교사님과의 마지막 날이다. 자기 전에 선교사님과 한국 젊은이들과 이야기를 하며 생각을 나눴다. 선교사님에게 언제 한국으로 돌아갈지 여쭤보니 평생 사역을 하실 것으로 이야기 하신다. 한국이 많이 그리우실 텐데.. 그래도 이곳 사람들에게 큰 희망이 되셨으면 한다. 며칠간 함께 한 이태희, 전형주, 오수정, 장한솔도 참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으로 돌아가 꼭 생각하고 계획한 것을 해냈으면 한다. 여행을 하지 않았다면 이들과 인연을 맺기는 극히 힘들었겠지? 그런면에서 여행은 다양한 만남을 주선해 주지 않나 싶다. 내일부터는 다시 여행모드.. 선교사님과 처음 계획보다 더 많이 지내기는 했지만 그만큼 배우고 느낀 점도 많았다. 이제 여행의 후반부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