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아 여행기 7 (멋진 항구에서의 기다림, 바투미 05.8.12~14)

8월 12일(금)

 오늘의 목적지는 바투미이다. 그루지아 제 1의 항구 바투미에서 잠시 쉰 후 곧바로 러시아 소치로 가는 일정이다. 일정이 크게 뒤틀리지 않으면 아마도 마지막으로 방문하는 그루지아 도시가 될 것이다.

 보조미 버스정류장에 가서 곧바로 바투미로 가는 버스를 찾았지만 그런 버스는 존재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차근차근 바투미를 향해 가기로 했다.

 지도를 보니 트빌리시에서 바투미로 가는 메인 도로 상에 카수리(khashuri)라는 도시가 보조미에서 제일 가까웠다.

 일단 버스를 잡고 1시간을 걸려 카수리에 도착했다.(버스를 찾을 때 카수리라고 우리 발음으로 말해도 알아듣는다.)

 카수리에 도착한 후 바투미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렸다. 20분 정도 지나자 바투미로 가는 미니버스(12라리)가 정차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내 스스로 찾은 것이 아니라 현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찾은 것은 물론이다.^^

 바투미에 도착할 쯤 흑해를 볼 수 있었다. 아.. 저기가 바로 흑해구나. 상상과는 달리 바다 색깔은 흑색은 아니었다.(어쩌면 당연할 수도..)

 드디어 카스피해에서 흑해까지 왔구나..

 카수리에서 버스를 잡아 탄지 6시간이 지나 바투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바투미 주변은 피서철이라 그런지 온통 해수욕을 즐기러 온 사람들로 장사진이다. 덕분에 버스를 타면서 아름다운 여인의 몸매를 감상할 수 있었다.^^

 바투미 버스에 내리자마자 택시 기사들이 나에게 몰려와 행선지를 물어본다. 난 ‘Hotel bebo'를 말하니 5라리를 달라고 한다. 날 뭘로 보고..

 결국 론니플래닛 지도에 의지하며 Bebo 호텔을 찾을 수 있었다. 하루 숙박비는 10라리(5달러).. 샤워를 하고 짐을 정리하고 있자 한 서양인 청년이 들어온다.

 역시 이스라엘 23살 청년.. 희안하게 그루지아에서는 이스라엘인들을 많이 만난다.

 청년에게 유독 그루지아에 이스라엘 여행자들이 많이 보이는지 물어보자. 그는 세계 어디에서나 이스라엘 여행자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하면서 이스라엘인들은 나라가 작기 때문에 여행을 하고픈 욕구가 강하다고 설명한다.

 저녁때는 항구로 나왔다. 항구는 많은 카페가 있는데 아무 카페에 앉아서 줄렁이는 흑해를 바라보며 생맥주(1.3라리) 한잔 하는 그 기분.. 바투미에서 즐길 수 있는 즐거움 중에 하나이다.

 

8월 13일(토)

 러시아로 떠나는 배는 1주일에 3번 있다. 월, 수, 금요일에 있는데 기분 같아서는 얼른 러시아 소치로 가고 싶지만 배가 월요일에 떠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2일을 이곳에 더 머물러야 한다. 이왕 온 김에 쉬었다 가야지..

 어제 같은 방을 쓰게 된 이스라엘 여행자는 터키로 떠나고.. 방은 완전히 내 차지가 되었다.

 바투미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인터넷 카페에 가서 그동안 밀린 소식들을 보았다.

 이곳은 낮에는 너무나 덥다. 나 역시 바다로 가서 해수욕을 즐기고 싶지만 여분의 옷이 없다. 할 수 없이 호텔방에서 노트북에 있는 게임이나 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럴 때 노트북이 참으로 유용하다. 여행을 떠나기 전 통장을 탈탈 털어 노트북을 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투미에서도 그렇고 이곳 코카서스를 여행하며 느낀 것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나를 처음 볼 때 일본인인지 물어본다. 어쩔 수 없다.. 그들은 한국인을 본 경험이 없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또한 한국인이라고 말하면 대부분이 잭키찬(성룡)을 물어본다.

 어서 우리의 우수한 드라마와 영화들이 이곳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길 바란다. 사실 이곳 사람들 속에 한국은 이미 친숙해졌다.

 어디를 가나 삼성과 LG 간판을 볼 수 있으며, 많은 사람이 삼성 핸드폰을 쓰고 있다. 하지만 그건 기업의 마케팅 덕분일 뿐 그루지아, 아르메이나, 아제르바이잔에 우리나라 대사관 하나 없는 것을 보면 아직 이곳 지역에 대해 정부는 많이 소홀하다.

 정부에서 이곳 지역에 대사관을 설치하고, 많은 한국인이 교민으로 이주를 하고 또한 유학생들이 많아졌을 때 이곳 사람들은 한국을 마음에 와 닿아 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드라마와 영화라는 우수한 무기가 있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많은 나라에 이런 드라마와 영화를 보급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라 생각한다.

 오늘 저녁 역시 해변 카페에서 흑해를 바라보며 맥주한잔을 했다. 생맥주 한잔 1.3라리.. 우리 돈으로 700원 정도에 멋진 전망을 바라보며 맥주를 즐길 수 있다.

 

8월 14일(일)

 바투미에 온지 3일째.. 여행을 하면서 한 도시에 이렇게 죽치고 있는 것도 드문 일이다. 하지만 한국으로 떠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지.

 오늘은 바투미에서 유명한 아쿠아리움에 갔다. 입장료 1라리(600원)를 내고 간 수족관은 그야말로 실망..

 뭐.. 코엑스 아쿠아리움까지는 아니지만 좀 기대를 했었는데.. 구소련 때 지어진 수족관이라 시설도 많이 낡은 그냥 평범한 수족관일 뿐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많은 현지인들이 방문을 하여 사진을 찍는 것을 보니 명소이긴 하나보다.

 지겨움을 달래며 숙소에 있다가 저녁이면 해변으로 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나와서 그런지 무척 북적거린다.

 오늘은 그루지아의 마지막 날이구나... 그동안 코카서스를 여행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회상하며 역시 카페에서 맥주 한잔을 하며 생각에 잠겼다.

 지금까지 여행을 하면서 여행기를 쓰면 많은 일들과 만남이 있지만 바투미에서는 거의 없는 편이다. 아무래도 여행은 이리저리 능동적으로 부딪치면서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여행기를 쓰면서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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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조미시내.. 주변에는 웅장한 산들로 둘러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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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조미 사람들에게 중요한 통로가 되는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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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조미의 한 공원에 세워진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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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투미는 그루지아의 제 1의 항구이다.

  잔잔한 흑해를 한 화물선이 유유히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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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변에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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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나온 사진.. 바다와 구름이 역동적으로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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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투미 주변에도 많은 마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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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투미의 중앙공원.. 말만 공원이지 거의 풀숲이나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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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쿠아리움 정원의 연못에 있는 비단잉어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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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의 아쿠아리움의 전부.. 좀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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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쿠아리움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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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긴다. 백사장이 있는 우리나라 해변이 훨씬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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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지어진지 모를 아주 오래된 아파트.. 주변 풍경과 조화는커녕 흉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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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화물선이 들락날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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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구 주변 해변에는 공원이 잘 가꾸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