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10주전.. 하지만 또 다른 벽(5.14, 16, 18)

시험기간이라 전체적인 연습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간간히 모여 연습을 했다.

학원때문에 연습을 자주 빠지는 문업이는 과감하게 뮤지컬부에서 제외를 했다. 문업이 재능이 아깝기는 하지만 다른 애들로 충분히 대처 할 수 있다. 덕분에 예슬, 수빈, 은지가 배역이 하나씩 더 늘어났고 핀마이크 배치도 한결 나아졌다.

아이들이 대본을 거의 다 외웠다. 아이들이 무척 빠른 속도로 대본을 외워 내심 놀랐다. 아이들 스스로 대본을 만들어서 외우기 쉬운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이 뮤지컬에 푹 빠져 있기 때문이다.

'학교가는 칸타타'와 '설레임'은 안무가 완성되었다. 안무는 노래 표현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필요하지만 너무 안무에만 열중하다보면 노래가 살지 못한다. 즉 적당한 선에서 동작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문제이다.

바이올린 유영이는 또 한번 나를 감탄하게 한다. 악보를 보자 마자 아정이와의 협연이 가능할 정도이다.

아정이와 유영이에게 '캐논 협주곡' 협연을 부탁했다. 아정이와 유영이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주기 위해서이고 이왕이면 배우에게 쉬는 타임을 주기 위해서이다.

18일에는 민욱이와 함께 음향을 골랐다. 음향도 거의 완성.. 모든게 순조롭다.

가장 큰 고민거리인 무대 배경그림에는 든든한 지원군이 나타났다. 바로 행정실의 황기사님과 석태씨이다. 특히 석태씨는 고민하는 나에게 교실까지 찾아와 도와준다고 웃으며 이야기를 한다. 석태씨는 디자인학과 출신이기 때문에 배경 제작을 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수요일에는 또 하나의 벽이 생겼다. 바로 문화복지회관이다.

작년과 달리 쌀쌀맞은 여직원은 복지회관에서 연습이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도대체 문화복지회관이 누구를 위해 있는 건지 황당할 따름이다. 싸우다시피 해서 6월달에 공연이 없는 날을 체크했다. 수십억원을 들여서 만든 문화복지회관은 문화적으로 낙후된 양양주민들을 위해서 지어졌다. 서울의 아이들도 만들지 못하는 뮤지컬을 이곳 아이들에게 만든 나로서는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다. 앞으로도 복지회관이 지금처럼 나오면 언론사와 각종기관에 호소를 해서라도 연습할 공간을 만들어 놔야겠다.

단지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복지부동의 태도를 보이는 공무원.. 답답하기 그지없다.

도시에서는 연극이나 뮤지컬을 하면 두팔 걷으며 도움을 준다고 하는데 이곳 양양에서는 참 그런 것이 힘들다.

만들어 보라고는 해 놓고 무관심한 학교.. 얼마 전 칸타빌레를 구입한다기에 뮤지컬에 꼭 필요해서 신청을 했지만 4학년 선생님에게 밀려 짤렸다. 음악실에서 칸타빌레를 들여놓기는 했지만 학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겠다는 말은 믿지 않을 것이다.

공부에 방해가 된다며 뮤지컬을 꺼리는 학부모..

이번에는 문화복지회관이 확실히 발목을 잡는다. '왜 속초에서 공연을 한다면서 우리 회관에서만 연습할라 그래요? 속초에서도 하지?' 라는 여직원의 퉁명스러운 말이 뇌리에 남는다.

휴...

하지만 힘내야지. 누가 뭐래도 난 이곳 양양에서 뮤지컬을 만들고야 말 것이다. 너무 쉬우면 재미없지 않은가?

여행을 하면서도 항상 느끼지만 내 성격은 힘든 상황에서 오히려 더 미소를 머금으며 불가능에 돌진하는 성격이다. 이 모든 것을 다 극복하고 해냈을 때는 더 큰 보람으로 다가 올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꼭 해낼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화이팅!!!

연습 전 은지와 지수

학교가는 칸타타 안무. 앞부분에 가장 인상적인 '남대문 체크' 장면

이번에는 '11분동안 똥꼬에 힘줘' 안무

아정이도 안무 지도에 참여

민욱이와 함께 음향을 만들었다.

유영이와 다정하게~

아정이가 하도 장난을 치기에 모자를 잡고 안무 연습 하는 것을 지켜봤다.

설레임을 부르는 은지 뒤에서 동작을 알려주는 나

무척 열심히 하는 현혜. 목소리가 좀 더 컸으면..

이번 뮤지컬에 가장 많은 출연을 하는 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