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아삭아삭

2005년 4월 연극부를 창설하여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를 공연했고, 2006년에는 뮤지컬 '올리버 트위스트'를 성공적으로 공연했다.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인 공연이 되었지만 과정은 결코 순탄치가 않았다. 연극에 대한 주변의 이해가 부족한 관계로 학부형들의 반대가 심했던 것이나, 학교측의 배려가 아쉬운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내가 왜 사서 고생을 할까?'라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열정적으로 연극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나의 가슴에 다시한번 불을 지펴주었다. 그러기를 반복해 이제는 당연히 연극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 이제는 뮤지컬이다. 올해에는 양양초등학교 연극부를 뮤지컬부로 명칭을 바꿨다. 전국에서 하나 밖에 없는 뮤지컬부라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큰 자부심이 될 것이다.

올해도 새로운 도전에 들어간다. 지금까지는 다른 사람의 작품을 그대로 따라했던 것에 비해 이제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아이들 이야기를 뮤지컬로 올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당면하는 문제는 초등학교에서 그러한 뮤지컬을 올린 사례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수 많은 고민을 하며 방법을 찾았지만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아니었다.

그러나..

서울에서 뮤지컬 '아이러브유'를 보면서 내 입에서는 '바로 저거다.'라는 탄성이 나왔다.

남녀간의 사랑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올린 흥행 뮤지컬.. 이것을 아이들의 생활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내 스타일상 한번 결정하면 다음부터는 일사천리..

방학전 악보를 구해 피아니스트 아정이에게 주었고, 아라비아 반도와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대략적인 뮤지컬 구상은 마쳤다.

뮤지컬 제목을 정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다. 제목 앞부분에는 '추억을'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고 그 다음이 문제이다. 어떻게 하면 친근감 있고 뮤지컬 분위기를 쉽게 전달 할 수 있는 제목이 될까?

제목 역시 아이들의 도움이 컸다. 하루는 아이들이 냉장고 선전에 나오는 '아삭아삭' 노래를 부르는데 처음에는 시끄럽게 느껴져 금지령을 내렸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그 어감이 친근감 있었다. 장난 치는 아이들 덕분에 뮤지컬 제목을 '추억은 아삭아삭'으로 정했다.

올해 역시 새로운 도전에 들어가지만 이제는 두렵지 않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즐거움..

과연 과정을 거쳐 뮤지컬을 완성하게 될까?

자. 이제.. 맨땅의 헤딩을 시작해야겠다.

아라는 올해에도 연극에 열성적이다. 새로 합류한 은지는 아이디어가 많은 아이이다.

아정이와 서영이도 올해에는 연극부의 주축이 될 것이다.

작년보다 목소리가 커진 지수.. 기대가 크다.

봄방학 기간 동안 매일 오전 11시에 모여 뮤지컬 대본을 만들고 있다. 수다 떨듯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고 있어서 늘 즐거운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