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방학 대본짜기(2.26, 2.28, 3.2)

창작 뮤지컬이기 때문에 모든 대본은 아이들과 내가 짜야만 했다.

처음에는 어렵다고 생각을 했지만 주제를 정해 놓고 아이들과 수다를 떨듯이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 정도 스토리가 완성이 된다.

기초 스토리 작업이 끝나면 대본은 아이들에게 숙제로 맡긴다. 집에서 각자의 아이디어를 대본에 담은 다음 써 온 대본을 합쳐 더 세밀한 스토리로 만드는 과정이다.

아정, 은지, 지수2(곽지수)는 전교에서 글솜씨가 가장 뛰어난 아이들이라 작업이 순탄했다.

아이들에게 토론한 스토리로 대본 쓸 시간을 주고 나는 새교실인 6학년 5반으로 짐을 옮기기 위해 자리를 30분 정도 비웠다.

일을 마치고 온 뒤 당연히 떠들고 있을 줄 알았던 아이들이 모두 대본을 쓰는 것에 열중하는 것이 아닌가..

뮤지컬 '추억을 아삭아삭'은 나를 비롯해 아이들까지도 열정의 불을 지폈음을 느낄 수 있었다.

2월 26일은 봄방학의 마지막 모임이다. 5분짜리 뮤지컬 8편을 목표로 했었는데 어느덧 6편이 거의 완성되었다.

물론 연습하면서 대본은 언제든지 변형이 가능하지만 뮤지컬의 뼈대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한발 진보한 셈이다.

가능하면 8편에서 10편으로 더 늘여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토리가 완성된 다음에는 피아노 음악에 가사를 집어 넣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혼자서는 어려운 작업이기는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한다면 지금처럼 수월할 것이다.

전년도에 5학년 담임을 했기 때문에 1년 동안 지금 6학년에 올라가는 아이들을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있었다. 만약 작년에 6학년을 맡았으면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팀처럼 모두 중학교로 진학을 했겠지?

때문에 이번에는 기를 쓰고 6학년이 되려고 애썼던 것이다.

기존 배우는 서영, 곽지수, 아라가 남았다. 예슬이와 지수1(김지수)는 부모님이 공부를 시킨다는 이유로 연극부를 그만 두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연극 때문에 공부를 못한다는 말이다. 예슬이와 지수는 이번 공연에서 필요한 자원이기는 하지만 일단은 스스로 돌아올 때까지 잠시 기다리기로 했다.

스텝은 더욱 든든하다. 피아노는 아정이가 그대로 남았고(사실 아정이 때문에 이번 뮤지컬이 가능함) 가현이가 새로 피아노에 합세했다. 음향은 민욱이를 그대로 시키면 되고...

은지(추은지)가 들어 온 것은 연극부에 더 큰 힘이 된다. 사실 작년 오디션을 봤을때 은지가 가장 연기를 잘한다고 판단했었는데 이내 연극부를 나갔었다.

은지 본인도 두고두고 아쉬워 하며 올해를 벼르고 있었다. 올해에는 은지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는 기회로 삼아야겠다.

3월 9일에는 오디션을 통해 새로운 연극부원을 뽑을 것이다.

처음에는 맨땅에 헤딩하던 기분으로 시작한 창작 뮤지컬이 이제는 슬슬 풀려가고 있는 느낌이다.

올해에는 그 어느 것보다도 뮤지컬에 열중할 것이다. 그 누가 뭐라해도 말이다...

아이들이 우리반 칠판에 낙서한 내용으로 오늘글을 마무리 해야겠다.

'뮤지컬부 화이팅! 올해는 대박내요'

아이들끼리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

나 역시 책상에 걸터 앉아 토론을.. 자유스러운 분위기이다.

하도 까불어 꿀밤을 주기 위해 다가가면 아정이가 하는 행동

든든한 뮤지컬 피아니스트 아정

각종 글쓰기 대회를 휩쓰는 은지. 대본 작업에 큰 도움이 된다.

한번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하는 아라.. 올해에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

까불이 서영이가 연극 소품을 이용해 만든 으시시한 작품

2월 28일 마지막날에는 아이들에게 한턱 쐈다.

봄방학 기간동안 자기 시간을 아껴가며 연극부 활동을 한 멤버들..

3월 2일.. 새학년이 시작되고 처음 모였다. 예슬이는 올해도 우리반이 되었다. 일단 연극부로 다시 편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