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여행기 1 국경~타슈켄트(헬로우 우즈벡 06.1.4)

1월 4일(수)

 1991년 12월 8일 다민족 국가인 소련은 민주화와 각 민족들의 독립운동으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와장창이 붕괴되고 러시아를 비롯해 15개 나라로 갈라졌다.

 신생 독립국가의 특징 중에 하나는 바로 한사람에 의한 독재정치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발트 3국, 그루지아, 키르키즈스탄, 우크라이나는 갈등과 소요를 거쳐 민주화를 이루거나 진행중이지만 나머지 나라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 독재가 이루어지는 실정이다. 투르크매니스탄과 아제르바이잔 같은 경우는 권력의 세습현상마저 일고 있다.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경우는 15년째 카리모프 대통령에 의해 철권통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여름 카리모프의 철권통치에 반대하는 소요가 안디잔에서 일어났지만 미국의 방관 속에 무자비하게 진압되고 만다. 이때 420여명의 우즈벡인들이 키르키즈스탄 오쉬로 대피했다고 한다.

 지금 내가 건너려고 하는 국경이 그런 소요사태 때문에 우즈벡 난민이 발생한 그런 지역이다.

 지난여름의 긴장감과는 달리 국경은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고 있으며 평화롭기만 하다.

 키르키즈스탄 출국 스탬프를 받은 후 우즈베키스탄 입국도장을 받으러 건너갔다. 국경을 넘는 도중 환전소에서 잔돈 170솜을 우즈벡 돈인 숨으로 환전했다. 한 4500숨 정도 되는 것 같다.

 우즈벡 국경에서 스탬프를 받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문제는 짐 검사이다. 우즈베키스탄
에 입국을 할 때 2장의 세관 신고서(Customs Declaration)를 작성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가지고 있는 외화와 귀중품을 정확하게 기입해야 한다. 1장은 세관에 제출을 하고 1장은 본인이 가지고 있다가 출국할 때 제출해야 한다고 한다.

 주의 할 것은 돈을 정확하게 기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국시에는 만약 액수에 차이가 있으면 곤란한 상황에 처해지고, 출국할 때는 기입한 액수보다 많은 외화를 가지고 있으면 몰수를 당한다는 것이다.

 우즈벡 세관은 꽤 까다롭다. 군인이 소지품과 외화를 까다롭게 검사를 했지만 정확하게 기입했기에 자신이 있었다.

 우즈벡 돈을 세던 세관원이 갑자기 비굴한 표정을 지은다. 트집을 잡아도 잡히지 않으니 직접적으로 뇌물을 달라는 것이다. 가지고 있는 우즈벡 돈에서 1000숨(850원정도)를 주었다.

 정말 주기 싫었지만 출국할 때 내는 세관 신고서에 입국 세관의 기입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오늘 안디잔을 거쳐 타슈켄트까지 가려면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입국을 하니 온통 티코와 다마스뿐이다. 이곳 안디잔에는 우즈대우라는 자동차 공장이 있다. 바로 대우 자동차인 것이다.

 친숙한 티코(1300숨)를 타고 30분을 달려서 안디잔에 도착했다.

 안디잔에 내리니 우즈벡시간(키즈키즈와 1시간 늦다.) 오후 2시 반이다. 안디잔까지는 7~8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승용차를 잡으려고 하니 처음에는 15000숨을 부른다. 말도 안 되는 소리.. 결국 10000숨에 자동차를 잡을 수 있었다. 승객도 3명밖에 되지 않아 비교적 여유 있게 갈 수 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4명의 승객 기준으로 7000~8000숨이라고 한다.

 내가 차안에 들어서자마자 승용차는 타슈켄트를 향해 출발했다.

 친절하고 잘 생긴 운전자와 앞좌석에 앉은 발랄한 아가씨, 말이 없기는 하지만 외국인인 나를 배려해주는 청년..

 도중에 Pop시에 들려서 식사를 한 후 잠시 미니바자르에 들렸다. 미니바자르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꼬마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며 서로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한다.

 이왕 이렇게 된 것 꼬마 아이들은 물론 장사치 아줌마들과도 사진을 찍었다.

 어둠이 깔린 가운데 차는 타슈켄트를 향했다. 자주 검문이 있기는 하지만 여권을 보여준다든지 등록을 하는 심한 검문은 없었다.

 타슈켄트로 도착을 하면서 새로운 두려움이 일었다. 바로 숙소를 찾는 것인데 중앙아시아를 떠나기 전 여행사에서 소개를 해준 한국인 숙소를 찾아야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걱정은 잠시 운전자는 전화 할 곳이 없는지 물어본다. 난 로뎀(한국인 숙소/식당)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전화를 끝낸 운전자는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자신이 숙소를 찾아주겠다고 한다.

 앞좌석에 앉은 발랄한 아가씨는 DVD플레이어를 잔뜩 구입하고 가는 중이었다. 목적지에 내려 DVD플레이어를 창고로 옮기는데 내가 도와주니 무척 고마워한다. 오후 9시 타슈켄트의 숙소 로뎀으로 가니 사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신다.

 로뎀은 아침식사를 포함해서 숙박비가 하루 25달러이다. 배낭 여행자들에게는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모텔수준의 방이라 항상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으며 방마다 TV가 있다. 인터넷을 마음대로 쓸 수 있으며 아침은 한식으로 제공된다.

 무엇보다도 이 숙소는 거주등록을 할 수 있는 허가된 숙소라 다른 곳에서는 여행사를 통해서 20달러를 주고 따로 해야 하지만 로뎀에서는 금새 거주등록을 해준다.

 하지만 로뎀은 배낭여행자들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고 주로 단기 선교팀이 이용을 한다고 한다. 내가 있을 때도 단기 선교팀이 2팀이나 왔다.

 사장님은 내가 이 숙소를 찾은 두 번째 배낭여행객이라고 한다.

 로뎀을 찾는 방법은 타슈켄트 기차역에서 81번 버스를 타다 가다보면 왼편에 한글로 ‘만나 Hotel’이라고 쓰인 간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택시를 타고 택시기사에게 전화번호를 주면 알아서 찾아갈 것이다. 전화번호는 ‘93-4445’, ‘108-9625’이다.

 개인적으로 숙소 추천을 하지 않는 편이지만 처음 우즈베키스탄에 와서 하루, 이틀 쉬어가기에는 괜찮은 곳이기에 이렇게 추천한다.

 여행 후 처음으로 인터넷으로 메일을 볼 수 있었다. 키르키즈스탄에서는 한글 인터넷을 볼 수 없기에 그동안 여행기도 못 올리고 답답하기만 했는데 그러한 갈증을 금새 풀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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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르키즈스탄에서 국경을 통과한 직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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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정류장에 수 많은 차들이 안디잔으로 가는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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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디잔으로 가는 길.. 키르키즈스탄과 별반 다를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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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디잔을 떠나고 들르게 되는 Pop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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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슈켄트로 향하는 길.. 안디잔에서 8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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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에 들린 바자르. 이곳 주식인 난을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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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외국인의 등장에 환영해주는 상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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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가 신기한지 많은 아이들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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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닐봉지를 파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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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한 미소의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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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파는 물건을 들고 자랑스럽게 포즈를 취하는 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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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들도 제법 포즈를 취할줄 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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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을 파는 아줌마들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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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차를 탄 우즈벡 아가씨와 함께.. 택시에 가득 실은 DVD 플레이어를 보아서 도매상을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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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슈켄트에 도착하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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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절한 운전사와 함께..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가며 나를 목적지까지 정확하게 데려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