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여행기 2 타슈켄트(타슈켄트 둘러보기 06.1.5)

1월 5일(목)

 오늘의 가장 미션은 투르크매니스탄 비자를 신청하고, 타슈켄트 시내를 관람하는 것이다.

 로뎀에서 아침 식사를 한 후 밖으로 나섰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론니지도상에는 표시되지 않은 지역이라 일단 가까운 타슈켄트역을 기준으로 움직이기로 했다.(버스 22, 81번)

 22번 버스를 타니 160숨(150원정도)를 받는다.

 버스를 타면서 타슈켄트 시내를 보니 여느 구소련 도시와 다르지 않는 풍경이다. 옛 소련 시절 타슈켄트는 5번째로 큰 도시이고, 지금도 중앙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지하철이 다닐 정도로 제일 큰 도시이다.

 타슈켄트 역에서 론니 지도를 보며 1.5킬로를 걸으니 러시아 대사관이 나왔고, 길을 건너서 골목에 있는 투르크매니스탄 대사관을 찾을 수 있었다.(론니플래닛이 없으면 찾기가 거의 불가능 할 것이다.)

 투르크맨 대사관에 가니 오전 11시에 오라고 한다. 어? 지금 11시 15분이 아닌가? 알고 보니 10시 15분.. 키르키즈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시차가 1시간이 난다는 것을 여지껏 모르고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뭘 하지? 대사관 직원은 비자 신청서를 주면서 11시 이후에 오라고 한다. 그리고 여권사본 2장이 필요하다고 한다.

 여권사본? 아차.. 미쳐 준비하지 못했다.

 일단 근처의 인터넷카페에 가서 여권을 스캔해서 프린트 한 다음 바로 옆의 카페에서 따뜻한 차를 시켜서 신청서를 작성했다.

 투르크매니스탄은 여행 비자를 신청하면 초청장을 받고, 비자를 받는데 최소 3주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또한 여행비자는 항상 감시원격인 가이드를 대동해야 하고, 숙소는 무조건 정해진 호텔에서만 잘 수 있다고 한다. 비용 역시 많이 드는 건 당연지사..

 때문에 대부분의 서양 배낭 여행객들은 통과비자(트랜짓 비자)를 받아서 투르크매니스탄을 여행한다.

 트랜짓 비자는 이란, 아제르바이잔 비자만 있으면 이곳 타슈켄트에서 1주일 만에 받을 수 있으며 짧은 기간이기는 하지만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문제는 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

 11시에 다시 투르크매니스탄 대사관에 가서 영사에게 비자 신청을 했다. 영사는 여권을 돌려주면서 신청이 되었으니 1주일 뒤인 12일 오후 5시에 비자를 받으러 오라고 한다.

 난 영사에게 비자 기간을 1주일을 주면 안 되는지 물어보니 영사는 무조건 5일만 된다고 한다. 5일 동안 투르크매니스탄을 빡세게 다니던지 현지에서 연장하던지 해야겠다.

 비자를 신청했으니 이제 타슈켄트 관광이다.

 넓은 지역이기는 하지만 발품을 팔아서 오늘 타슈켄트 관광을 모두 마칠려고 한다.

 가장 먼저 간 곳은 미술 박물관(Fine Arts Museum)이다. 입장료는 900솜이다.

 1~2층에는 그림과 민속 공예품 그리고 카펫들이 있다. 특이한 문양들이 그려진 그림들이 인상적이다.

 3층에는 인물화, 풍경화를 비롯해 우즈벡인들의 생활모습이 담긴 그림들이 있다. 다양한 양식의 그림들을 접 할 수 있었다.

 4층은 도자기를 비롯해서 스케치, 조각품들이 있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대한민국관’이다. 한국관에는 우리 전통 공예품과 악기 그리고 하외탈 등이 있는데 이렇게 외국의 박물관에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한국관이 있다는 사실 자랑스럽다.

 박물관을 나서 티무르 동상이 있는 도심 중앙공원으로 갔다.

 공원 한복판에는 한때 중앙아시아를 호령했던 말을 탄 티무르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징키스칸의 몽고 제국 이후 이곳 중앙아시아에는 티무르가 혜성처럼 등장한다. 티무르(1336∼1405)는 차가타이 한국의 혼란을 틈타 군사를 일으키고 몽고의 후손이 다스리던 , 차가타이 한국,일한국, 킵차크 한국을 정복한다. 칭기즈 칸의 위업을 부흥시키려는 꿈을 꾼 그는 원 왕조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명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1405년 이른 봄에 군대를 이끌고 출발하였지만 병을 얻어 쓰러진 후 다시 일어나지 못하였다.

 그의 일생은 그야말로 정복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티무르를 영웅으로 추앙하고 있고 이렇게 타슈켄트 시내 한복판에 말을 탄 티무르 동상이 있다.. 마치 광화문에 우뚝 선 이순신 장군 동상을 보는 듯하다.

 공원 바로 옆에 있는 티무르 박물관으로 갔다. 멋진 돔형태의 건물로 되어 있는데 문을 열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지?

 일단 돌아가려고 하니 한 가족이 나에게 말을 건다.

 어? 생긴 건 한국 사람인데... 알고 보니 고려인 가족들이다. 뭔가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말이 안 통하는 막막함.

 하지만 몸짓으로 같이 티무르 박물관을 관람하기로 했다.

 우즈벡을 여행하면서 가장 마음에 안 드는 것 중에 하나가 외국인 차별 요금이다. 고려인 가족들은 200숨 내는데 반해 난 1000숨을 내야 한다.

 에잇 사진이나 많이 찍자..

 여기저기 플래시를 터트리니 직원이 허가증을 보여 달라고 한다. 뭐야? 허가증마저 얻어야해?

 그때 고려인 아줌마가 나와 자신들이 같은 일행이라며 카메라 허가증도 샀다고 한다. 곤란한 상황에 빠지기 전에 대처해준 아줌마가 고맙다.

 티무르 박물관은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러시아어 설명이라서 그냥 짐작만 할 뿐이다. 그렇지만 박물관 내부는 정말 화려하고 특히 중앙에 거대한 샹드리에가 인상적이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티무르 제국의 영토이다. 중앙아시아는 물론 이집트, 터키, 파키스탄, 신장, 남시베리아. 중동지방, 모스크바까지 망라한 거대한 제국이다.

 거대한 제국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역사책에는 티무르 제국이 거의 언급되어 있지 않은 것은 티무르 제국이 오래지 않아 멸망의 길을 걸어서 그랬을 것이다.

 고려인 가족들과 작별을 하고, 역사박물관 쪽으로 향했다. 도중에 출출해서 샌드위치(350숨)을 사먹었다. 샌드위치와 햄버거는 이곳 사람들에게 좋은 간식거리인 듯하다.

 역사박물관에 들어가니 관람객이 거의 없다. 매표원 할머니는 외국인이니 3000숨을 내라고 하지만 국제 학생증을 보여주자 2000숨(1700원)을 내라고 한다.

 요금을 내고 박물관에 들어갔다. 1층은 150만년전에 최초로 이곳에 정착한 인류의 흔적부터 화려한 실크로드 시대를 지나 제정 러시아가 침입하기 전까지의 시대를 유물로서 알기 쉽게 잘 꾸며 놓았다. 간만에 박물관을 관람하면서 만족감을 느꼈다.

 2층에 올라가니.. 역시.. 여지껏 지겹도록 보아 온 공산주의 시대 선전부터 심지어는 현재 우즈베키스탄의 자랑까지(대통령 사진이 많음)..

 1층을 보는 것만 해도 충분히 올 가치가 있는 박물관이다.

 역사박물관을 관람하고 잠시 헤멘 끝에 나보이 오페라 극장에 갔다. 겨울철이라 분수를 작동하지는 않았지만 아름다운 건물이다. 수백명의 일본군 포로에 의해 만들어진 사연을 가지고 있는 건물이기도 하다.

 이제 방향을 틀어서 오늘의 종착지인 촐수바자르 방향으로 걸었다. 도중에 화려한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건물은 화려하지만 16년째 독재를 펼치고 있는 대통령을 제대로 견제를 하는지 의문이 가는 국회이다.

 다시 공원으로 들어서자 화려한 무명용사의 묘 상징탑이 보인다. 탑의 맨 꼭대기에는 우즈베키스탄이 조각된 지구본이 있으며 중앙에는 어머니가 아기를 돌보는 상이 있다. 아마 어머니가 무명용사이고 그러한 무명용사가 있기에 오늘의 우즈벡이 있다는 뜻이 담긴 듯하다.

 촐수바자르쪽으로 쭉 걸어가다 보니 전자 바자르(?)가 보인다. 일종의 전자상가로서 거리 전체가 전자제품을 사고팔고 있다.

 이곳에는 특히 경찰들이 검문을 하고 있는데 외국인 티를 일부러 내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검문을 하지 않는다. 검문이 많다던 모스크바에서도 검문을 한번도 안 당했는데.. 내 인상이 좋아서 그런 걸까? (만만하게 보여서 그런지도..)

 촐수 바자르 쪽으로 걷다보니 길 건너편에 커다란 원형건물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다가가보니 서커스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줄을 선 것이다. 줄이 너무 길어서 서커스 보는 건 포기..

 바자르로 가는 길목에 규모가 큰 Juma 모스크가 있다. 안에 들어가 보니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메카를 향해 절을 하고 있다.

 원형 돔 바자르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규모가 매우 컸다. 사람들의 표정을 살펴보니 가지각색의 표정들이 나타난다. 역시 사람구경을 시장에 와서 하는 것이 제일이다. 이왕 바자르에 온 김에 군것질거리와 귤을 사서 돌아가는 지하철을 탔다.

 중앙아시아의 유일한 지하철을 타고 촐수 바자르역에서 타슈켄트 역까지 왔다.

 타슈켄트역은 바로 기차역인데 거기서 81번 버스를 타고 숙소인 로뎀까지 올 수 있었다.

 숙소에 도착하니 피곤이 밀려온다. 그러고 보니 오늘 10킬로 이상 걸은 것 같다

 숙소에는 단기 선교팀이 몇 팀이 있는데 몇 번 말을 걸어도 친해지기가 힘들다. 이국땅에서 한국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투르크맨 비자가 12일에 나오니까 7일간의 여유가 있다. 7일 동안 어떻게 여행을 할지 고민을 해봤다.

 일단 11일에는 타슈켄트에서 비교적 가까운 사마르칸트에 어떻하든 있어야 하고.. 그렇다면 서쪽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우즈벡 여행시 필수코스로 잡은 가장 서쪽은 바로 아랄해 인근인 Moynaq이다.

 아랄해 문제는 6학년 교과서에 등장하기 때문에 내가 직접 사진을 찍어서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다음은 옛 호라즘 왕국의 기운이 서려있는 히바이고, 일정을 봐서 부하라를 보던지 아니면 사마르칸트로 직행할지 결정해야겠다.

 어짜피 부하라는 투르크매니스탄을 입국할 때 들르기 때문에 궂이 코스에 포함시키지 않아도 될 듯하다.

 앞으로의 여행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굼하다. 코스가 자주 바뀌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지만 그만큼 더 자유스럽다는 반증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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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슈켄트 시내 이곳저곳을 통하는 궤도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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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슈켄트 역 앞에 세워진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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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르크멘 대사관을 가는길에 발견한 성당(Assumption Cathed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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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소련 시절에 지어진 허름한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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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 박물관(Fine Arts Museum)안에 전시된 옛날 옷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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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적인 그림 분위기에 터번을 두른 회교도들이 보여 이채롭다.(좀 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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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풍의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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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각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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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슈켄트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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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 바로 앞에 우뚝 서 있는 시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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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중앙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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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복자 아미 티무르 동상.. 우즈벡의 정신적인 지주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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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무르 동상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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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무르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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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 앞에서 만난 고려인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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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는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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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과는 말은 안통하지만 금새 친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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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무르 시대의 많은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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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 중앙에는 멋진 샹들리에가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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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장한 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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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박물관에는 10000여개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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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즈벡에는 오래전부터 사람이 정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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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크로드 대상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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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 작은 공원에 그려진 거대한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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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서 아름다운 건물중에 하나인 나보이 오페라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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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거리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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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선을 파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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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즈벡 국회의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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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의사당 앞의 멋진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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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명용사무덤(Tome of the Unknown Soldier) 수 많은 무명용사(어머니)가 우즈벡(아기)를 만들었다는 상징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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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법 큰 볼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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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 중앙에는 유유히 강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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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많은 전자상가가 위치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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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커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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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아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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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많은 아이들의 미소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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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멀리 아름다운 Khast Imom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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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 모스크(Ju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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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마 모스크에서 바라본 촐수 바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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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펴의 원형 경기장이 촐수 바자르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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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촐수 바자르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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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들이 열심히 옷가지를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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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단에 그릇을 진열하고 팔고 있다. 그릇 파는데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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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이라 그런지 철시하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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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채를 파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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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아시아에서는 유일한 타슈켄트 지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