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행은 상상력 키워주는 촉매”2013-04-08

10년간 65개국 오지 탐험한 박찬수 원주 교동초 교사


“방학마다 여행한 비용만 해도 1억 원 가까이 들었어요. 하지만 여행을 통해 일상을 돌아보고 여행지에서 계획한 것을 하나 둘 실천해 나가기에 돈 이상의 가치를 얻었습니다.”

원주 교동초 박찬수 교사는 지난 10년간 세계 65개국을 여행했다. 그것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아시아·아프리카의 오지만을 찾아다니며 특별한 ‘삶’을 경험하고 있다.

어릴 적 마르코 폴로에 관한 만화를 보며 실크로드 여행을 꿈꿨다는 박 교사는 대학 시절 떠난 티베트에서 광활한 초원을 본 후 오지여행에 푹 빠지게 됐다.

“오지여행의 매력은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아가는 것입니다. 비록 몸은 힘들지만, 알려지지 않은 만큼 순수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자료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직접 찾아다니며 여행을 만들어가는 즐거움이 있죠.”

그 덕에 위험한 순간도 많이 넘겨야 했다. 아프리카 소말리아행 화물선을 타고 여행하던 중 에티오피아에 전쟁이 터져서 3일 만에 탈출했고, 티베트에서 얻은 풍토병으로 고열에 시달려 한 달간 입원도 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총에 맞을 뻔 한 일도 있었습니다. 순수하게 파키스탄의 현대 시설 사진을 찍고 있는 저를, 여성을 찍는다고 오해하고 권총을 겨누었던 거죠. 여성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는 문화를 알고 갔는데도 예측 못한 상황은 늘 발생했습니다.”

박 교사의 여행 에피소드는 살아있는 교과서다. 세계 곳곳에서 경험한 지식은 자연스레 학생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촉매제가 된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그가 지도 중인 뮤지컬부 학생들과 함께 2009년부터 해외 체험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인도, 태국, 중국을 방문해 전래동화 뮤지컬 공연을 하고 이색 문화를 체험하면서 학생들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국내·외 반응도 좋았다. 교육부 주최 ‘방과 후 학교 대상’ 우수상 수상은 물론 ‘인도 국제 아동 연극제’에서 했던 난타공연은 인도의 할리우드라고 불리는 ‘볼리우드’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했다.

다가오는 여름방학, 박 교사의 다음 여행지는 필리핀 마닐라다. APEC 국제교육협력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될 마닐라 공연을 위해 현재 아이들과 직접 쓴 대본으로 한창 연습 중이다. 지난 달 부터는 대학원에서 문화콘텐츠 박사과정과 함께 원주MBC 음악FM ‘주용준의 음악동네’ 금요일코너에 오지여행 전문가로도 참여하고 있다.

박 교사는 “교사들도 꿈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교사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 나간다면 교사의 꿈이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