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ervice.joins.com/news_asp/narticle.asp?aid=92788춘천교대생들 16일간 '옛길' 답사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22일 부산에서 춘천까지 16일 동안 1천5백여리 도보 탐험을 마친 춘천교대 ‘옛길 견문록 탐험대’ 9명의 대원들.

이들은 박찬수(23 ·미술교육과 3년)씨가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결성,지난 7일 부산교대에서 대장정을 시작했다.

이들이 걸어온 길은 양산∼밀양∼청도∼달서∼칠곡∼선산∼상주∼문경∼충주∼원주∼횡성∼홍천을 거쳐 춘천까지 6백여㎞.

이들이 옛길을 탐험키로 한 것은 예비 교사로서 선비들의 겪었을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느껴보기 위한 것.

일본인 도도로키 히로시(轟博志)씨가 이 길을 답사하고 ‘옛지도 따라 옛길 걷기’란 책을 펴낸 것도 자극이 됐다.

그러나 옛길을 걷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길이 제대로 없어 풀속을 헤치며 다닌 것도 부지기수다. 이 때문에 대원들의 정강이는 풀에 쓸려 상처투성이다. 선산에서는 산고개를 넘다가 골프장으로 잘못 진입,캐디로부터 위험 경고를 받기도 했다.

석연지(19 ·여 ·미술교육과 1년)씨는 춘천에 도착할 때까지도 왼쪽 발바닥에 생긴 커다란 물집이 아물지 않는 등 대원 모두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밤 늦게 도착한 횡성군 공근면에서는 잠자리를 구하지 못해 느티나무 아래서 노숙을 했다.

훈훈한 인정도 경험했다.칠곡의 가산파출소 소장은 순찰 중 이들을 발견하고 파출소에서 재워줬다.춘천시 동산면 새슬막에서는 잠자리와 함께 아침식사를 제공받는 등 곳곳에서 “딸 ·아들 같다”며 후한 대접을 받았다.

탐험대장 박씨는 “처음 만난 대원들이었지만 마찰없이 무사히 탐험을 마쳐 다행”이라며 “일본인이 2년전 답사하며 기술했던 것보다 더 훼손된 국토를 확인할 때는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kabe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