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3일(수)

 

 자기 직전 어제 찍은 사진을 백업하려고 넷 북에 담는 순간 메모리 카드에 있는 사진중에 오늘 찍은 사진이 지워졌다. 어제 코토르를 찍은 사진이 너무 아깝기 때문에 밤새 복구 대책을 고민했다. 결국 와이파이가 되는 덕분에 복구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가까스로 복구 시킬 수 있었다. 만약 복구가 되지 않았으면 새벽 같이 다시 올라갈 생각을 했었다. 뭐.. 비가 많이 와서 그도 불가능 했지만..

덕분에 아침 일찍 샤워를 하고 아침 식사를 챙겨먹는 등 다음 여정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샤워를 하고 짐을 챙기고 있는데 누군가 숙소 문을 쾅쾅 두드린다. 스텝은 아직 자고 있는데? 계속 문을 두드리기에 문을 열어줬더니 서양 여성 여행자가 나한테 왜 문을 안 여는지 핀잔을 준다.

 

“왜 문 안 열어?”

“여기는 8시부터 직원들이 일한다는데”

“난 막 도착했잖아!”

막무가내의 태도에 좀 황당했다.

“나도 좀 있으면 두브로브니크으로 가는데? 너 좀 실례인데?”

“어? 스텝 아니었어? 미안~ 스텝은 어디있는거야?”

 

  거침없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오해해서 그런 거니, 스텝방으로 안내해주고 숙소를 나섰다.

 

 터미널에 가서 두브로브니크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 8시 반에 있고 14유로에 짐을 실을 때 1유로를 더 내야 한다. 승차했을 때 승객은 나와 서양 여행자 2명과 현지인 한명.. 총 네 명이다.

 

 운전사 쪽으로 앉아야 해안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모두들 운전사 쪽으로 앉아 차창을 바라본다.

 

 드브로브니크로 가는 길은 해안도로로 쭉 이어져 있으며 아름다운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코토르는 복잡한 피요르드 해안의 영향으로 바닷물이 내륙 깊숙이 들어왔기 때문에 잔잔한 호수와 같은 모습이다. 중간에 인공섬 위에 교회가 서 있는 아름다운 모습도 보이고, 웅장한 폭포도 보인다.

 

특히 집들이 모두 빨간색 지붕이기 때문에 인간의 건축물이 자연의 풍광을 저해하기 보다는 자연의 캠퍼스에 모자란 붉은색을 덧칠한 어우러짐이 조화를 이룬다.

 

 1시간 뒤 헤그체그 노비(Herceg Navi)에 도착했다. 이제 크로아티아로 들어가는 국경 도시.. 이곳도 볼거리가 많지만 갈 길이 바뻐 Pass~

 

 오전 9시 50분에 국경에 도착했는데 당연히 승객이 적이 빠른 시간에 패스 10시 13분에 크로아티아로 들어왔다.

 

 11시가 다 되자 절벽 위의 길을 달리던 버스 밖으로 바닷가 성곽에 빽빽한 집들이 모여 있는 풍경이 갑작스레 다가온다. 드디어 두브로브니크에 도착했다.

 

 버스에 내리자마자 할아버지 한 분이 다가와 자신이 저렴한 숙소를 하고 있다며 하루에 10유로라고 하시는데 자신의 숙소는 론니에 나왔다며 크로아티아편을 내미신다. 론니가 많이 닿은 것을 보니 같은 방법으로 많은 여행자들을 데려 가셨나보다.

 

 나쁘지 않은 가격에 할아버지 소일거리에 협조도 할겸 승낙을 했다. 숙소는 올드타운과는 떨어진 Lapid 지역에 위치해 있다.

 

 숙소에 들어가니 할머니가 이곳 관광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 주신다. 뜨거운 샤워는 물론 와이파이도 잘 터진다.

 

 도미토리에는 캐나다 여행자가 묵고 있다며 방을 여는 순간 열기가 확 다가온다. 캐나다 여행자가 밤새 에어컨 열풍을 세게 틀고 잔 모양. 할머니는 내색하지 않지만 무척 찡그리는 모습을 난 살짝 엿봤다.^^

 

 두브로브니크는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아드리아해의 진주로 불리는 아름다운 해안 도시이다. 7세기에 도시가 만들어져 라구사(Ragusa) 공화국이 되어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와 경쟁한 아드리아 해안 유일의 해상무역 도시국가였다.

 

 9세기부터 발칸과 이탈리아의 무역 중심지로 막강한 富(부)를 축적했으며, 11∼13세기에는 금·은의 수출항으로 번영하였다. 십자군 전쟁 뒤 베네치아 군주 아래 있다가(1205~1358) 헝가리-크로아티아 왕국의 일부가 되었다. 이때 도시가 요새화되고 지협의 각 측에 2개의 항구가 세워졌다.

 

 15∼16세기에 무역의 전성기를 맞았고 엄격한 사회 계급 체계를 유지하며 유럽에서 처음으로 노예 매매제를 폐지(1416)하는 등 높은 의식을 가진 도시였다. 1667년 큰 지진으로 도시의 많은 부분이 파괴되었다가 나폴레옹 전쟁 때 다시 옛날의 번영을 누렸다.

 

 1815년 빈 의회 결의안에 의해 오스트리아 제국(1867년 오스트리아-헝가리)에 합병되었다가 1918년 세르비아-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 왕국에 편입되었다. 1945년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일부가 되었다.

 

 1991년 10월, 크로아티아가 유고슬라비아 연방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자 세르비아군이 3개월에 걸쳐 총 공격을 해와 도시 전체가 파괴되었다. 1994년 구시가지가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었다. 1999년부터 도시 복원작업이 시작되어 성채, 왕궁, 수도원, 교회 등 역사적인 기념물 가운데 가장 크게 손상된 건물들이 복원되었고 옛 명성을 되찾을 만큼 아름다운 해안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 올드타운의 성벽과 그에 어우러진 바다는 크로아티아를 넘어 발칸 반도의 상징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곳에서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 곧장 올드타운으로 가려고 하는데 아차.. 내일 버스편에 대해 알아왔어야 했는데.. 숙소에서 여장을 푼 후 버스 터미널로 걸어갔다. 걸어가는 시간이 만만치 않았으나 주변 풍광을 감상하면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보스니아의 모스타르(Mostar)로 가는 버스편은 내일 아침 8시에 있고 110KN(크로아티아 돈 쿠나라고 부름)이다. 터미널 환전소에서 30유로를 7.25환율로 217쿠나를 환전했다.

 

 버스편을 구입한 후 어떻게 이곳을 관람할지 고민했다. 하루.. 아니 이제 4~5시간이라는 한정 된 시간에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세가지이다. 첫째는 올드타운으로 가서 성벽투어를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버스로 달려 온 도로로 올라가 시내 전체를 보는 것이다. 세 번째는 산 정상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시내 전체를 관람하는 것이다.

 

 일단 세 번째는 론니에도 별 추천을 하지 않고 도로를 걸으면서도 올드타운을 내려다 볼 수 있음으로 제외~

 

 첫 번째는 성벽투어가 괜찮기는 하지만 오후 3시면 종료가 되는 상황이라 급하게 간다해도 2Km 가까운 성벽 투어를 하기에는 벅차다.

 

 자연스레 두 번째 방법을 선택했다. 애초에 두 번째 방법을 생각했었다. 론니의 두브로브니크를 소개하는 사진을 보면어 이곳으로 이끌려 왔는데 그 위치가 도로변에서 찍은 각도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도로는 산 중턱을 지나고 있는데 산위로 올라간 집들 골목이 위로 올라가 있어서 자연스레 도로 위까지 올라 갈 수 있었다. 도로 위에서 바라본 도시와 섬 그리고 저 멀리 아드리아해를 헤치고 들어오는 유람선 평화로운 풍경이다.

 

 이런 방식의 탐방은 거의 해본 여행자가 없나보다. 나랑 마주치는 현지인들이 신기한 듯 쳐다본다.

 

 1시간을 걸어 올드타운이 내려다보이는 곳까지 잘 왔는데 태양과 역광이라 도대체 사진이 잘 찍히지 않는다. 결국 2Km 더 전진해 간신히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몸은 힘들지만 뿌듯함이 몰려온다.

다시 2Km를 걸어가 골목을 통하여 하산한 다음 올드 타운으로 웅장한 성벽에 해자가 눈에 들어오는데 방어에 꽤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성벽 안으로는 배들이 안전하게 정박할 수 있도록 성내에 항구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아름다운 건축물로 승화한 것이다.

 

 북쪽 문으로 들어와 좁은 골목을 벗어나자 1419년에 세운 Olando Column가 있는 광장이 나온다. 주변의 건물과 어울러져 중세시대로 돌아온 기분이다.

 

 St Blaise's 교회는 1667년에 지진으로 파괴 된 것을 1715년에 리빌딩 한 것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곳에서 성내 항구로 가니 중세시대의 선착장이 보인다. 평소 대항해 시대라는 게임에서 중세 시대의 교역장의 모습을 동경했는데 그 모습과 흡사한 모습이다. 이곳에서 많은 상선들이 거래를 했겠지? 지금은 요트가 정박해 있고 낚시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성안으로 들어가 골목을 돌아다니면서 교회와 가게를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정문의 분수대에서 사진을 찍은 후 관람 종료~

 

 올드타운에서 숙소가 있는 Lapid까지 4Km 정도 되는데 버스를 타면 15KN(2800원 정도)를 내야 한다. 뭐 오늘 많이 걸었으니 끝까지..

 

 올드타운 근처에서 샌드위치와 맥주 한잔을 걸치고 다시 걷기 시작했는데 역시 아름다운 해변이 보이고 길은 절벽을 지나가는데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하다. 그래도 아름다운 풍경.

 

 Lapid 지역에 들어왔을 때쯤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오늘 하루도 알차게 썼다는 자부를 하면서 마켓에서 저녁거리를 사들고 숙소로 들어왔다. 저녁거리라야 빵과 음료 정도.

 

 부엌에서 식사를 할 때 캐나다 여행자가 들어온다. 대학을 졸업하고 4개월째 여행을 하고 있는데 식사하는 것을 보니 달걀을 무려 10개 넘게 삶는다. 무슨 요리지? 내일꺼까지 준비하나? 달걀을 삶고 나서 모두 껍질을 까서 으깨더니 그대로 폭풍흡입.. 저걸 한꺼번에 다 먹다니 특이한 식성이다.

 

 이번 여행에서 분기점을 이스탄불과 두브로브니크로 두었는데 두 번째 분기점도 이제 지났다. 내일 아침도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기에 식사를 하고 바로 잠들었다. 사실 하루종일 걸어 많이 피곤했다.

캐나다 여행자의 주인을 배려하지 않는 성격 때문에 무척 따뜻하게.. 아니 덥게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