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6일(수)

Legends 백패커스 인근에는 공원 센터가 있는데 투숙객은 오전 8시부터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센터에 가 인터넷을 하니 속도가 우리나라 수준으로 빠르며 한글을 볼 수 있다. 잠시 30분 동안 메일을 체크하고 여행기를 올렸다.

메일을 체크하니 선교사로부터 연락이 없다. 그럼 오늘 남아공으로 입국을 한다.

새벽부터 비가 많이 내렸는데 아침에도 그치지 않는다. 결국 로밤바 인근을 탐방하고 남아공으로 넘어가려는 계획은 포기. 곧장 남아공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도로에서 음바바네로 가는 미니버스를 타고 스와지몰까지 갔다. 스와지몰은 스와질란드에서 가장 큰 쇼핑몰 답게 많은 가게들이 있다. 이곳에서 아침을 먹고 국경인 오쇽(Oshoak)으로 출발했다. (오전 10:10)

오쇽은 남아공-스와질란드의 가장 메인 국경임에도 생각보다 한산한 분위기이다. 스와질란드 출국 수속을 마치고 남아공으로 넘어가려는데 한 백인 아저씨가 차량을 세워 같이 가자고 한다. 백인이 먼저 같이 탈 것을 제의하다니.. 비도 많이 오고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오전 11시 남아공으로 입국하고 차량을 타고 인근 도시로 향했다. 그런데 뚱보 아저씨는 이상한 질문을 한다. ‘남자가 좋아? 여자가 좋아?’로 비롯해서 낯 뜨거운 질문을 많이 한다.

알고 보니 차량 주인은 게이이다. 그 사실을 안 이상 함께 차량을 타고 가기가 거북했다. 얼른 내려야 할 텐데..

다행히 그 차량은 갈림길에서 내가 목적한 곳과 다른 곳으로 간다. 함께 가자는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고 차에서 내렸다.

게이 아저씨 차는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흑인 청년을 태운다. 저 청년이 희생자가 되겠군..

비가 많이 내리긴 했지만 다행히 갈림길에는 차량을 히치 하려는 아줌마가 있어 같이 우산을 쓸 수 있었다. 한 차량이 서더니 Ermelo까지 35R를 달란다. 일단 요하네스버그로 가기 위해서는 도시로 가야 하기에 두말할 것 없이 탑승했다.

차량을 타면서 오랜만에 전화 통화를 했다. 그동안 로밍이 되지 않아 답답했는데 이제 뭔가 뚫린 느낌이 든다. 한국어로 이야기 하는 것이 신기한지 모두가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어제 인출한 스와질란드 돈 500중에 300이 남아 있었는데 숙소에서 200을 남아공 랜드로 환전하고 Ermelo로 오는 동안 딱 30릴랑게니가 남았는데 차량 주인에게 랜드화 대신 주니 받아준다. 스와질란드 화폐도 딱 떨어지게 썼다.

100km 떨어진 Ermelo에 도착하자마자 요하네스버그 행 버스(110R)에 타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버스는 사람이 다 찰 때 출발하기 때문에 꽤 기다려야 했다. 덕분에 바로 옆에 쇼핑몰에서 돈을 인출하고 식사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버스는 오후 5시가 돼서야 출발했다. 옆 좌석에 앉은 발랄한 여학생은 요하네스버그의 인도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간다며 수다를 떤다.
요하네스버그에는 밤 9시에 도착했다. 문제는 장소가 요하네스버그라는 점.

세계에서 가장 최악의 치안을 자랑하는 요하네스버그에서도 가장 위험하다는 그 Park Station이다. 그것도 남아공에서는 절대 혼자 다니지 말라는 밤..

일단 이곳을 벗어나야 하는데 어디로 갈지 막막했다. 숙소는 시내에서 떨어져 있음으로 마지막 방문국인 레소토로 가기 위해 더반으로 향하는 차편을 알아보러 터미널로 들어갔다.

터미널로 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달라고 조른다. 잠깐 도와준다며 다가오는 청년은 십중팔구 돈을 노리는 사람들이다. 현지인은 물론 파키스탄에서 왔다며 도와달라는 청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왔는데 택시비가 없다며 돈 달라는 백인도 있다.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는데 청소원이 오더니 여기서 양치질을 하면 벌금 50R라면서 5R내면 봐주겠다고 헛소리한다. 곧바로 무시..
터미널에는 더반까지 가는 SA Roadlink 회사의 버스가 있다. 오후 8:30분은 175R인데 이미 시간이 지났고, 오후 10시가 195R이다. 원래는 더 가격이 나가지만 시간이 촉박할수록 손님을 채우기 위해 저렴한 티켓을 내놓는 것 같다.

오후 10시 티켓을 사니 175R로 끊어준다. 잠시 고민하던 시간에 20R가 더 내려갔다. 더반에는 내일 오전 5시쯤에 도착할거라고 한다. 손님이 다 차지 않아서 그런지 자리는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버스에서 밤을 지내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위험한 요하네스버그를 벗어아니 안심이 되었다. 달리는 버스에서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