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토)

트럭이 마운으로 가는 도로에 소가 자주 출몰해 속도를 줄여 소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을 반복해야 했다. 더구나 비가 내려 악천후가 계속 되어 마운으로 가는 길은 더디기만 했다.

새벽 12시 40분에 마운(Maun)에 도착했다. 트럭은 시내의 한 주유소에 나를 내려준 뒤 즐겁게 여행하라며 떠난다. 오는 도중에 많은 이야기를 나눠서 그런지 따로 돈을 요구하지는 않는다.(공짜^^)

마운은 오카방코 델타의 관광중심지로 여행자들은 이곳을 기지로 해서 모코로 투어와 각종 액티비티(활동)을 한다. 여행자들이 묵는 숙소는 마운 주변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데 문제는 까마득한 새벽에 이곳에 떨어졌다는 곳..

일단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Bimbo's 라는 야식집에 갔는데 햄버거 종류를 팔고 있다. 햄버거 세트와 콜라 하나를 시키니 40풀라이다. 식사를 하기 위해 양치질을 하는데 매니저가 와서 양치질 하도록 허락한적 없다고 이야기 한다. 치사하게 양치질 가지고 뭐라 그러네.. 직원은 불친절하지만 그래도 햄버거는 맛있게 먹었다.

시내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가 있어 가보니 싱글룸이 295풀라이다. 지금이 새벽 2시..

차라리 4시간 기다렸다가 여행자들의 숙소로 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직원에게 잠깐 앉았다 가면 안 될지 물어보니 절대 안 된다고 한다. 야박하네..

처음 마운에 떨어졌던 주유소로 가 주유소에게 밤을 지내면 안 되는지 물으니 그렇게 하라고 한다. 주유소에는 직원 4명이 있는데 이들은 문 앞에서 노숙 비슷하게 자면서 손님이 오면 깨어 주유를 한다. 그들 사이에서 침낭을 깔고 자리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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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 주유소 직원이 ‘지금 버스 시작할 때야.’라며 나를 깨운다. 씻지는 못했지만 주유소에서 야영하듯이 잔 것은 나쁘진 않았다. 하루 숙박비가 굳었고 일찍 일어났기 때문에 오카방코 델타에서 유명한 모코로 투어가 8시에 시작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알아보면 오늘 투어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결국 어제 뒤늦게 히치를 해서 이곳까지 온 것은 하루라는 시간을 아끼는 결과를 낳았다.

ATM에서 1000 뽑고 미니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미니버스는 3풀라에 시내와 각 숙소를 잇는 도로를 지나간다. 미니버스 운전사에게 Bridge 빽패커스를 물으니 숙소 근처 도로에 세워주고 쭉 들어가면 된다고 한다.

Old Bridge 빽패커스는 원래 찾아가려고 했던 Back to the bridge 빽패커스와 동일한 숙소인지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일단 물어물어 찾아갔다.

백인 주인장에게 마코로 투어에 대해 물어보니 오늘 가능하다고 하며 하루 코스는 645풀라, 1박 2일 코스는 845풀라라고 설명한다. 내가 알고 있던 정보와 100풀라가 더 많다고 하니 1월 1일자로 올랐다고 한다. 도미토리 역시 알고 있던 것보다 비싼 140풀라이다.

일단 오늘 모코로 투어를 하려면 서둘러야 하기에 일단 체크인을 대기하고 있었다. 막 일어나 부스스한 차림의 서양 여행자가 비행기로 오카방코 델타를 둘러볼 생각 없는지 물어본다.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하니 7명 정원에 6명이 채워졌는데 아직 1명을 못 찾았다고 한다. 비행기는 1시간 정도 돌며, 1인당 75$ 정도 나올 거라고 한다. 오카방코 델타를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소형 프로펠러 비행기를 저렴하게 탈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일단 긍정적으로 알겠다고 하니 이곳 숙소의 모코로 투어는 폭리에 가깝다며 모코로 투어를 하는 현지인은 불과 16$를 받는다며 시내에서 부킹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한다. 그러면서 주인장에게는 자기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말 하지 말라고 이야기 한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인데.. 서둘러 빽패커스 주인장에게 가서 모든 게 비싸 캔슬 하겠다고 하니 화난 듯 알겠다고 대답한다.

다시 시내로 나와 비행장 근처의 문 열린 여행사에 무작정 들어갔다. 여행사 직원은 처음에는 비싼 모코로 투어를 소개하더니 350풀라에 유럽 여행자 6명이 예약한 투어에 같이 할 생각은 없는지 물어본다. 당연히 OK.. 직원은 20분 정도 기다리라며 전화를 한다. 직원에게 물한잔을 달라고 해 목을 축이며 기다렸다.

20분 뒤 서양여행자를 태운 차량이 여행사 앞에 도착했다. 우락부락한 흑인 남성은 내가 투어를 참여하면 모코로 배 한척을 더 동원해야 하기에 350풀라는 안 되고 400풀라를 줘야 한다며, 이 가격은 이 지역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이라고 강조한다. 나 때문에 기다리는 서양 여행자들이 있어 일단 400풀라에 OK 했다.

투어가 시작되자 우락부락한 흑인 청년의 표정은 온화하게 변하더니 슈퍼에서 먹거리를 사가지고 오라고 안내해준다. 음료수와 샌드위치 햄버거를 대충 고른 뒤 투어를 시작했다. 서양 여행자 6명은 갑작스럽게 꼽사리를 끼게 된 나를 친절하게 대해주며 이것저것을 묻는다. 그들끼리는 알 수 없는 언어를 쓰는데 도통 어떤 언어인지 모르겠다. 스페인어나 이탈리아어 정도 되는 것 같다. 내 옆에는 커플이 앉았는데 쾌활한 성격의 청년은 자기 이름은 피탈이라고 소개하며 내가 앉자마자 한국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다.

모코로(Mokoro) 투어는 모코로 나무를 깎아 만든 배로 델타를 돌아보는 투어로 한 배당 2명의 관광객이 타게 되며 오카방코델타를 방문한 대부분의 여행객이 이 투어를 참여한다. 마운에서 차량으로 20분 정도를 들어가면 버팔로와 소가 섞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펜스를 지나고, 대기하고 있던 모코로 배에 도달한다.

이곳에서 Old Bridge에서 만났던 청년을 만났다. 그는 친구들 6명과 따로 차를 대절해서 왔다고 하며, 얼마에 투어에 참여했는지 물어본다. 400풀라에 했다니까 자기 때문에 돈이 많이 절약 되었다며 컬컬하게 웃는다.

친구들에게 나를 소개하며 내일 같이 비행기를 탈지도 모르는 한국인이라고 소개한다. 그들 모두는 독일인 여행자로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하다. 내일 비행기를 확실히 탈지는 아직 확신하지 못했다. 아직 숙소를 잡지 못하고 배낭을 여행사에 맡긴 상태이기 때문에 이곳 숙소를 잡지 못하면 곧장 마운을 떠나 프란시스타운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후 6시 반까지 비행기를 탈지 여부를 전화로 알려주기로 했다.

오카방코강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앙골라 산 속에서 나미비아를 지나 보츠와나에 들어가면서 칼리하리 사막에 흡입되는 형태의 특이한 강이다. 길이가 1,430Km로서 내륙에 델타를 형성한다. 오카방고는 바다로 나가지 않고 사막으로 흐르는 강이다. 오카방코 델타는 15,000㎢로 넓은 지역 전체가 미로 같은 그물 모양의 물 위에 섬이 형성 되어 있다. 그곳에는 각종 동식물이 서식을 한다.

델타에는 수풀이 무성하지만 모코로 배들이 통과하는 수로가 형성이 되어 있어 모코로 배는 미끄러지듯이 수로를 지나간다. 예전에 미얀마를 여행했을 때 인레 호수의 투어와 비슷한 형태이다. 배는 가이드가 긴 막대로 땅을 짚으며 나아가는데 내가 탄 모코로 배의 가이드는 영어가 능통한 편이라 이곳 생물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모코로 배를 타고 1시간 반 정도를 들어가 섬에 배를 댄다. 이곳에서 설명을 듣고 섬을 걸어서 돌아본다.

설명으로는 이곳에는 각종 동물이 있다고 하지만 3시간 동안 섬을 돌아보면서 본 것은 코끼리 똥, 코끼리뼈, 칫솔로 쓰이는 나무 정도이다. 매일 벌레 쫓는 약을 잔뜩 바른 관광객이 이 섬을 방문하는데 야생동물이 있을 리가 없지. 땡볕에 정말 힘들고 피부도 많이 탔다. 서양 여행자들중 쾌활한 성격인 피탈과 그의 애인인 호주여성(본적은 이란^^)과 마리오는 자기들끼리 신나 망원경으로 각종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아무것도 없는 섬 한 바퀴 돌려고 거금을 들였다니.. 가이드 청년은 투어가 어떤지 물어본다. 그래도 내색할 수는 없는 일.. 아주 좋다고 대답하니 가이드도 만족해한다.

섬을 둘러보고 나서 땡볕에 다들 지쳤다. 처음 섬에 상륙했던 지점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가이드들은 식사는 가져오지 않고 과자와 콜라 한 캔만 가져왔는데, 넉넉하게 점심거리를 준비한 서양 여행자들이 가이드들에게 식사를 나눠준다. 훈훈한 모습이다.

그런데 이 여행자들의 정체를 알 수가 없다. 알 수 없는 말을 쓰면서 영어는 매우 능통하다. 특히 영어를 쓰는 원어민이라고 확신한 금발 여성도 알 수 없는 언어를 쓴다. 영어 수준은 거의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인데.. 어느 나라인지 물어보니 크로아션이라고 대답한다. 크로아션? 보어인의 후손인가? 이 언어는 보어인 후손이 쓴다는 아프칸스?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배로 수로를 헤쳐 나간다. 그나마 배에서는 수생 식물과 다양한 종류의 새들을 볼 수가 있어서 괜찮았다. 가이드는 1박 2일 투어는 지금 투어에 주변에서 캠핌을 하고 다음날 섬 하나를 4시간 도는 코스가 추가 된다고 설명한다. 지금 투어도 지겨운데.. 하루 투어를 하기를 정말 잘했다. 모코로 투어는 처음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신기하고 즐거울 것 같지만(지금 서양여행자들 처럼..) 나처럼 여행에 닳고 닳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지겨운 과정이다.

오후 5시 30분경 투어가 끝나고 가이드들과 사진을 찍고 차를 타고 여행사 사무실에서 배낭을 찾았다. 투어를 하면서 결정한 계획으로는 프란시스타운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했지만 우락부락한 흑인 청년은 지금 버스가 없음으로 내가 가고 싶은 숙소로 태워준다고 이야기 한다.

따로 정한 숙소가 없다고 말하자 서양여행자 한 명이 Okavango River Camp를 추천해준다. River Camp로 향하는 도중 쌍무지개가 나타났다. 모두가 탄성을 지르며 오픈 된 차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서양 여행자들은 다른 숙소에 묵고 있기 때문에 River Camp에는 나 혼자 내렸다. 오늘 숙소를 잡았기 때문에 내일 비행기 투어는 할 수 있는데.. 가이드 청년에게 아침에 만난 독일인 청년에게 전화를 부탁하니 받지를 않는다고 한다. 어찌하던 연락을 해야 하는데.. 일단 그건 내일 생각해 보자.

모코로 투어는 재미없었지만 함께 한 서양여행자들은 짧은 시간이지만 갑작스럽게 함께한 동양 청년에게 친절히 대해주고, 순수한 마음으로 가이드를 대하는 모습이라 인상 깊었다. 그들은 내가 리셉션을 찾지 못할까봐 끝까지 지켜 본 후 내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차를 돌린다.

River Camp에는 많은 차량이 주차 되어 있다. 혹시 숙소가 꽉 찬 건 아닐까? 다행히 그건 기우였다. River Camp는 숙소보다는 현지인에게는 맥주한잔 하는 바로 더 유명한 곳이다.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하고 있으며 모두가 맥주 한잔을 하며 즐기는 분위기이다.

주인장에게 도미토리를 물어보니 100풀라(18,000원 정도)를 부른다. 체크인을 하자 10풀라를 돌려준다.(운이 좋대나 뭐라.. 아니면 원래 90풀라인데 장난 친 건가?)

같은 도미토리를 쓰는 남아공 청년을 소개해 주는데 아직 20세가 안 넘거나 갓 넘은 청년들이 ‘Hey, Park'하며 맥주 한잔을 하자고 친근하게 이야기 하는데 어린 것들이 그러니 좀 거슬린다.(어디까지나 문화적인 ^^;;)

남아프리카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의 구성을 보면 면허를 따는 25세 이상의 청년들은 차량을 렌트하고 텐트를 치며 캠핑을 하는 반면, 그보다 어린 여행자들은 도미토리를 이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청년들도 트럭 여행보다는 4명 정도가 차량을 렌트해 직접 캠핑을 하는 것은 어떨까? 어디가나 캠핑 사이트가 있기 때문에 준비만 잘 하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자유롭고 재미있게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River Camp 한 켠에는 두 뚱보 아저씨가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하고 있는데 담배를 물면서 연주를 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백인들이 이곳에 몰린 곳은 토요일 저녁에 따로 할 일이 없어서 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맥주 한잔을 하며 두 뚱보 아저씨의 공연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모든 손님이 백인인 가운데 유일한 동양인 청년인 난 바에서 맥주한잔을 했다. 마치 서부시대의 백인 술집에 홀로 들어 온 중국 청년(이소룡?^^)의 모습과 비견되는 모습.

River Camp는 이름처럼 바로 강변과 인접해 있는데 아름다운 모습이다. 잠깐 강으로 가는데 동양인 여성의 모습이 보인다.

다가가서 말을 거니 한국인 여성인데 말레이시아 청년, 남아공 청년과 함께 맥주 한잔을 하고 있다. 반갑게 인사하며 어떻게 이곳에 있는지 물어보니 보츠와나에서 세계 영어 토론 대회가 열려 거기에 참가를 한 후 여행하는 중이라고 말하며 옆의 두 청년도 영어 토론 대회에서 만났다고 이야기 한다.

네 명이서 함께 이야기를 하며 저녁식사를 하는데 오늘 함께 모코로 투어를 피탈과 이란인 여성 커플이 나를 발견하고 반갑게 달려오더니 바비큐 파티를 한다며 함께 가자고 한다. 그런데 커플은 나와 함께 한 청년들을 보며 갑작스레 껴안으며 격렬한 악수를 한다. 그러면서 ‘World is small!'이라고 말한다.

자초지종을 들으니 오늘 함께 한 서양여행자들은 크로아티아 대표로 영어 토론 대회에 참가한 후 함께 보츠와나를 여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어쩐지 영어가 유창하다 했더니.. 토론에 나갈 정도 였군.. 참 뒤늦게 수수께끼가 풀렸다. 특히 피탈과 말레이시아 청년은 전 대회인 베이징 대회에서도 친하게 지냈다며 반가워한다.

잠시 인사를 나누고 피탈은 여기 온 이유를 설명한다. 오늘 함께 한 크로아티아 여행자들은 나를 숙소에 데려다 놓고 나서, 여행사 직원으로부터 오늘 내가 투어에 참여함으로써 인원이 많아졌기 때문에 여행사로부터 투어 비용을 일정부분 돌려받았다고 말한다.

그 돈으로 바비큐 파티를 하는데 함께 하자고 한다. 참 서양여행자들은 꼼꼼하게 계산을 잘 하고 챙길 건 잘 챙긴다. 또한 나를 잊지 않고 찾아줘서 정말 고마울 뿐이다.

내가 저녁을 이미 시킨 상태라고 하니까 피탈은 River Camp 주인을 찾더니 이곳에서 바비큐 파티를 해도 되는지 물어본다.

주인장이 OK를 하며 장소를 알려주니 피탈은 기다리라며 자신의 숙소로 돌아간다. 함께 한 세 명의 여행자와 맥주 한잔을 하다 보니 시간이 지나고 크로아티아 여행자들에게는 소식이 없다.

슬슬 들어갈까 했는데.. 피탈이 오더니 준비가 되었다며 함께 가자고 한다.

River Camp 주차장 부근에 오늘 함께 한 6명이 다 모여서 이미 바비큐 파티 준비를 하고 있다. 숯과 나무를 태워 그 위에 그릴을 놓고 닭고기, 소고기 패티, 감자, 소시지, 각종 야채를 굽는다. 이런 바비큐 파티는 처음 경험 해 본다.

그들과 바비큐 파티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크로아티아라는 신생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으며, 옛 유고 시절 이야기도 함께 했다.

남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을 하나 던질 수 있었다. 서양인은 한국인을 무시한다는 것인데, 이곳 남아프리카에서는 그것이 편견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참 친절하고 진심으로 대해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 나 하나 때문에 6명이 다른 숙소에 와서 바비큐 파티를 하는 모습에 참 많은 감동을 받았다. 바비큐 파티를 정리하고, 남은 먹거리는 River Camp 경비를 하는 흑인 청년 둘에게 챙겨주니 무척 기뻐한다. 모든 정리가 끝나고 피탈은 페이스북으로 서로 연락하자고 청하며 주소를 교환했다.

자려고 하니 이미 새벽 한시.. 아침에 만난 독일인 여행자들은 비행기를 타려면 새벽 6시 50분까지 비행장으로 오라고 한다. 그들은 내가 연락이 되지 않아 이리저리 수소문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일단 내가 비행기를 탈 것으로 가정하고 준비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서둘러 자야겠다.

오늘의 경험과 우연 그리고 감동은 어디서 시작되었지? 돌이켜보니 주유소에 노숙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각본이 있어도 이렇게 짜기 힘든데.. 여행이란 참 오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