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1일(화)

새해가 밝았다. 내가 살고 있는 속초에는 많은 사람들이 새해 첫 일출을 보려고 갖은 고생을 하며 찾아온다.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사람들은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저마다 소원은 다르겠지만 2008년이 희망찬 한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은 다 같은 것이다.

내가 바라는 2008년?

언제나 그렇듯 올해 역시 많은 경험과 추억을 쌓는 한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과연 어떠한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해 소원을 빌며 가족들과 함께하는 그 시간 난 배낭을 싸고 있었다.

이번 여행은 서아프리카를 테마로 잡았다.

과연 서아프리카는 어떤 곳일까? 여행자들에게는 미지의 세계인 이곳은 여행한 기록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보다 배낭여행이 앞선 일본 여행자들도 오지로 꼽히는 이곳에 도전하기로 했다.

서아프리카 중에서 시작하는 나라를 정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가나를 첫 시작점으로 삼으려 했으나 비자가 까다롭기 때문에 포기를 했다. 대사관을 직접 방문해야 하고, 준비 서류도 많다. 지방에 있는 나로서는 번거로운 일이다.

그래서 비교적 비자 받기가 쉬운 코트디부아르를 시작점으로 정했다. 코트디부아르는 내전으로 혼란스러운 지역인 것이 약간 신경 쓰인다.

코트디부아르를 연결되는 비행기는 세편이 있다. 남아공 항공, 케냐 항공, 에미리츠항공이 있는데 비교적 저렴한 남아공 항공을 예약했으나 돌아오는 편이 좌석이 없어 에미리츠항공으로 결정을 했다.

인천공항에 가니 후배 상걸이가 배웅을 나왔다. 원래 나와 함께 여행하기로 했으나 사정이 생겨 함께하지 못했다. 상걸이는 내가 준비하지 못한 말라리아 약과 함께 책을 건낸다.

‘신비의 세계 서아프리카의 역사’라는 책인데 주가나 대사를 지낸 박승무씨가 서아프리카 역사를 서양 관점에서 벗어나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술한 책이다. 책의 머리말에는 일반인의 관심이 희박할 것을 알고 아프리카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며 끝을 맺고 있다.

책을 읽어보며 새로운 깜짝 놀랐다. 내가 알고 있는 서아프리카는 편견의 덩어리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서아프리카도 나름의 문명을 꽃 피웠다는 것을 알았으며 유럽인들이 해안에 성채를 만들기 전까지는 모든 문명의 발전은 사하라 사막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도 알았다.

포르투갈~네덜란드~영국~프랑스 및 독일로 이어지는 침략의 역사와 함께 지금의 국경선이 어떻게 형성이 되었는지를 알기 쉽게 기술했다.

책을 읽으면서 서아프리카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발견했으며 시대적 상황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서아프리카에 관심이 있는 분은 꼭 ‘신비의 세계 서아프리카의 역사’를 구입해보기 바란다. 이번 여행기도 서양으로 쓴 론니플래닛 보다 위의 책을 중심으로 쓸 것이다.  


1월 2일(수)

새해 첫날이라 두바이로 향하는 비행기는 탑승객이 전체 좌석의 3분의 1이 되지 않는다. 덕분에 내가 앉은 줄의 세 자리를 한꺼번에 차지할 수 있었고 덕분에 누워서 잠잤다. 이정도면 비즈니스 클래스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9시간 반을 비행해서 두바이에 도착을 했다. 그러나 비행기가 2시간이 연착되는 바람에 두바이에 오전 7시 20분에 도착했다. 두바이에서 아비잔으로 떠나는 비행기를 찾았지만 이미 게이트가 닫혀서 비행기에 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항공사 직원은 아비잔으로 가는 비행기는 하루에 한편 밖에 없어서 내일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며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항공기 지연은 항공사 책임이기 때문에 하루 숙식을 다 제공한다. 처음부터 여행이 꼬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덕분에 두바이의 좋은 호텔에서 하루 쉰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사람은 생각하기에 따라서 해골에 고인 물도 꿀맛처럼 느껴진다고 원효대사가 그러하지 않았는가? 이왕 벌어진 일이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전용 버스를 타고 밀레니엄 에어포트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두비아는 작년 겨울 아라비아 여행을 시작했을 때 이미 둘러 봐서 볼 것은 없었다. 다만 삼성에서 짓고 있는 세계 최대 높이의 빌딩은 버스 알 두바이는 훨씬 높아졌다. 작년에 왔을 때는 갓 100층을 넘었는데 지금은 200층 가까이 되는 것 같다.

쇼핑센터에 들리니 유명 메이커가 다 몰려 있으며 대부분 30~70% 세일을 하고 있다. 두바이에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쇼핑센터가 여러 곳에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 온 쇼핑객들로 바글바글하다. 두바이가 왜 쇼핑 천국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욕심나는 물건이 많았지만 지금은 여행의 시작이라 참기로 하고 여행 때 필요한 작은 가방을 25DR(7000원 정도)에 샀다.

호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식사이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다 제공하는데 뷔페식 이고 음식의 수준도 세계 각국의 여행객의 입맛에 맞게 꽤 높다.

너무 많이 먹어서 살찔까 걱정이 될 정도로 먹었다. 뭐 여행하면서 다 빠지겠지..

오늘 하루는 내일을 위한 각오와 준비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