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도 어김없이 여름방학이 다가왔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02년 여름, 한 청년이 인천에서 중국 천진으로 향하는 배 위에서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보며 기대와 두려움이 교차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과연 혼자서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중국어, 영어를 잘 못하는데 여행을 할 수 있을까?’ ‘도움이 필요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지?’

수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생각에 잠긴 끝에 떠오른 한마디..

‘뭐.. 어떻게든 되겠지..’

샌님 같던 그 청년은 바로 나였고, ‘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한마디는 그동안 경이롭게  빡센 여행을 하면서도 항상 간직하고 있는 생각이다.  

2002년 실크로드-티벳 여행을 시작으로 거의 모든 방학이 새로운 모험의 세계로 떠나는 시간이 되었다.

멋진 여행자는 준비 없이 훌쩍 떠난다고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대책이 없다.

한 학기 내내 아이들과 창작뮤지컬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누구도 하지 않은 시도이니만큼 최선을 다했고 7월 24일 ,25일 관객들의 박수로 보상 받았다.

26일은 무대를 치우고 학교일을 정리하느라 정신없이 지나갔고, 27일 하루 종일 지방에 볼 일을 본 후 서울역에 도착한 시각은 28일 새벽 2시 30분..

서울시내에서 2시간을 헤맨 끝에 친구 집을 찾았지만 친구는 전화를 해도 잠이 깊이 들었는지 도통 받지 않는다.

결국 새벽 4시 50분 버스를 타고 인천으로 향했고 오전 9시 카이로로 향하는 싱가포르 항공에 몸을 실었다.

이번 여행 계획은 7월 28일~8월 11일까지는 이집트, 요르단을 둘러보고 8월 12일부터 19일까지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돌아보는 걸로 계획을 세워 놓기는 했다.

그 흔한 인터넷 정보 찾지 않고 오직 가이드북만 들고 카이로로 떠난다. 거의 여행지에 던져진 느낌이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