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4일(토)

오후 1시에 다합에 도착했다. 다합은 홍해의 휴양지로서 주변 해변 보다 물가가 싼 편이기 때문에 많은 외국인 배낭족들이 몰리는 곳이다.

터미널에서 택시(1인 4£E)를 내고 Seven Heaven으로 왔다. 많은 한국인 여행객들이 세븐헤븐으로 몰리고 있다고 한다. 도미토리는 5£E로 숙소 가격이 무척 저렴하다.

세븐헤븐은 스쿠버 다이빙센터도 겸하고 있어서 숙소보다는 다이빙센터가 메인 수입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나와 한빛은 내일 요르단으로 가기 때문에 다이빙 센터를 이용하는 일은 없겠지?  도미토리는 이미 찼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한빛과 함께 방갈로에 15£E 짐을 풀었다.  

해변에는 많은 식당들이 있는데 식당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하게 붙어 음식 가격이 많이 내렸다고 한다. 또한 정찰제 가게가 있어서 그런지 관광객에 대한 바가지가 심하지 않다.

해변의 식당에서 잉글리쉬 스타일(8£E)아침식사를 시키고 바다를 바라봤다.

아름다운 바다와 스노쿨링과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 저 멀리 사우디아라비아가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보인다. 이곳에서 20Km 떨어져 있다고 한다.

식사를 하고 세븐헤븐에 돌아오니 한국 사람들 천지이다. 다이버 강사이면서 1년 동안 세계 일주를 하는 분에게 다이빙에 대해들을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들을수록 스쿠버 다이빙에 대해 매력을 느낀다. 그 분은 다합이 전 세계적으로도 저렴하게 다이빙 라이센스를 딸 수 있는 곳이라며 강력하게 권한다.

다이빙 라이센스는 다이빙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자격증인데 이것이 있어야만 다이빙 장비를 빌릴 수 있으며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자격증 없이 다이빙을 하면 체험 다이빙을 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 강사의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형식이고 깊이도 7m 밖에 안 된다고 한다.

이거 완전히 기회인데..

사실 다이빙에 대해서는 평소에도 흥미를 가지고 있었으나 먼 세계 이야기로만 들렸다. 여기서 3~5일간 교육을 받으면 수심 18m까지 내려갈 수 있는 Open Water라이센스를 취득할 수 있으며 이곳에서 2~3일 더 교육을 받으면 수심 30m까지 내려 갈 수 있는 Advance 라이센스를 취득할 수 있다.

교육비는 400$이며 6일이면 Advance까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12일 새벽 카이로에서 떠나는 비행기이니 충분한 시간이다.

한빛과 의논을 해서 요르단 페트라를 포기하고 이곳에서 라이센스를 취득하기로 했다. 한빛도 12일 새벽 비행기라 일정도 같다.

우리를 가르칠 한국인 강사는 영 선생님인데 나보다 1살 많으시다. 영선생님은 PADI에서  발간한 Open Water 매뉴얼 책과 프린터를 주시며 오늘 저녁은 비디오 시청을 하고 문제가 적힌 프린터는 책을 보며 풀어보라며 숙제를 내주신다.

책은 5장으로 나눠져 있으며 다이빙에 필요한 기초지식이 들어 있으며  Open Water 자격증이 나올 때 테스트를 보기 때문에 한번 정도 봐둬야 한다.

저녁 6시. 교실에서 PADI에서 제작한 DVD 시청을 하며 다이빙세계에 첫 입문을 했다. DVD는 총 5장으로 되어 있는데 다이빙에 관한 기초 지식을 비교적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제작을 했다. 비디오를 보면서 더욱 더 다이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디오를 보는데 한 금발 머리 서양 꼬맹이가 교실에 들어온다. 끙끙 기어올라 내 옆자리에 앉더니 뭐가 불만인지 다시 내려와 선풍기로 다가간다. 선풍기를 자기 자리에 돌려놓고서는 다시 내 옆자리로 끙끙 기어오른다. 그러고는 우리보다 더 DVD 시청에 열중이다.

10분이 지나도 부모가 찾으러 오지 않는다.

이 꼬맹이 어떻게 된 거야?

한참이 지나가 엄마가 와서 아이를 데려간다. 꼬맹이 부모는 둘 다 다이버이기 때문에 꼬맹이 혼자 있을 때가 다반사라고 한다.

자신도 다이빙에 빨리 입문해서 부모님과 함께 다이빙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나 역시 꼬맹이 보다 열정적이지 못하면 부끄러운 일일 것이다. 꼬맹이의 행동을 보면서  앞으로 6일 동안 라이센스를 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다합에서는 맥주를 구하기가 비교적 쉽다. 스텔라 맥주가 7£E, 하이네캔이 8£E이다. 다합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모퉁이에는 생맥주를 5£E에 마실 수 있다.

여행자들과 어울려 생맥주를 마신 후 룸메가 된 한빛과 함께 해변을 바라보며 한잔 했다.

찰랑이는 밤바다는 생각을 열어주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힘이 있다. 혼자 여행이 처음은 한빛에게 많은 조언을 해줬다.

나도 이제 조언을 해 줄 나이가 되었구나..ㅡ.ㅡ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머릿속에는 페트라에 대한 생각만 가득했는데..

여행의 매력 중에 하나는 언제든지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떠한 경험들이 나를 기다릴까?


8월 5일(일)

본격적인 다이버 훈련이 시작되어야 하지만 우리가 오기 전에 배우는 사람들이 많은 관계로 South 비치로 가서 스노쿨링을 하기로 했다.

우리보다 앞서 다이버 과정을 배우는 학생과 체험 다이빙 인원을 합쳐 15명이나 되는 대부대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가다니 세븐헤븐을 먹여 살리는 것이 한국인이라는 것이 실감난다.

세븐헤븐 주인장이 바글거리는 한국 사람의 모습이 흡족했는지 오늘 저녁은 자신이 쏜다고 선언을 한다. 아싸 저녁 식사 걱정은 끝~

택시(1인당 15£E)를 랜트해서 10분 정도 가다보면 아름다운 해변과 리조트가 보인다. 입장료(5.5£E)를 내고 해변 식당에서 짐을 풀었다.  

스노쿨링을 하러 바다에 들어가서 깜짝 놀랐다.

온 천지가 수족관이다. 아름다운 산호와 어울려 수많은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다. 물고기 역시 화려한 빛깔을 자랑하고 있다.  

다시금 요르단에 가기보다 다합에 머무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노쿨링을 하면서 내일 배울 다이빙 내용을 시험해 보았다. 호흡법과 마스크에 물이 들어갔을 때의 대처법을 시험해 보았다. 생각보다 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4m 정도 잠수하여 체험 스쿠버를 하는 사람들에게 틈에 끼어 수중 사진을 찍기도 했다.

점심시간에는 참치볶음밥(30£E)을 먹었다. 스노쿨링으로 허기진 상태에서 먹는 음식이라 꿀맛 같았다.  

저녁에는 세븐헤븐 주인이 주최하는 만찬이 있었는데 소문이 벌써 쫙 퍼졌는지 숙소 내 식당은 한국인들과 서양인들로 꽉 찼다,

이렇게 많은 한국인이 다합에 있을 줄이야..

식사는 생각보다 괜찮았고 뷔페식 식단이기에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영양보충을 했다.^^

여행자들과 어울려 맥주한잔을 했다. 다합은 여러 여행자들이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어서 분위기가 무척 좋다.

맥주를 마시다가 술파는 가게에서 보드카를 사서 마셨다. 술을 사가지고 와서 마셔도 점원이 뭐라 그러지 않는다.

새벽 2시가 지나니 점원이 가게가 끝났다며 계산을 한다. 친절한 점원은 가게가 끝나도 아침까지 여기 남아도 된다고 말한다.

아무도 없는 비치 식당에서 별과 파도를 바라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