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때문에 7시에 일어나니 모두 자고 있었다. 어제 겉옷을 안 가져온 게 큰 실수였다. 8시쯤 밖에 나가서 신선한 공기를 들이 마시고 들어오니 하나둘씩 일어나기 시작했다. 10시가 되어서 아침으로 쿠키와 식빵, 버터, 차가 나왔다. 다 먹고 나니 갑자기 배 안에서 요동치는 소리가 들렸다. 어제 밤에 마신 아이락이 이제 효력을 나타내려나보다. 화장실에 다녀와서 쉬고 있으니 봉고차가 왔다고 타러 오란다. 게르 주인가족들과 인사를 하고 차에 탔는데 이시다상이 아침 산책을 갔다가 오지 않아서 형준이랑 씨름을 했는데 몸집이 훨씬 작은 내가 오래 버티고 승부가 나지 않으니 신기한 듯 쳐다보았다. 모기는 어디 가서 없어서 아쉽게 작별인사도 못하고 떠나게 되었다. 마이크로 버스를 타고 1시간을 달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

  우리는 매우 좋은 방을 얻을 수 있어서 푹 쉬면서 여행기 정리도 하고, 노트북으로 오락도 했다. 점심은 라면으로 라면을 먹고, 헌팅힐이란 비디오를 빌려봤다. 게스트하우스에 비디오가 있어서 우리가 보고 싶은 걸 4개나 빌려왔다. 저녁엔 돼지불고기를 해서 먹고, 김사장님이 부른다고 해서 사무실로 갔다. 어떤 중년 여자 분이 계셨는데 우리랑 같이 갈 수 있는지 물으셨다. 사실 우리는 넷이 해서 랜드 크루저를 빌려 비싸더라도 맘 편하게 가자고 합의를 했기 때문에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떤 젊은 한국 남자가 들어와서 같이 가면 경비도 적게 든다고 말을 하는데 김사장님이 우리가 어떻게 할 건지 눈치를 채고 커트를 해주셨다. 우리가 갈 코스를 먼저 돌고 온 사람인 것 같은데 도와주려는 의도였는지는 몰라도 당사자도 아닌데 여행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19일 코스인데 일정은 늘일 수도 줄일 수도 있다고 해서 홉스굴에서 오래 머물기로 했다. 들어와서 맥주를 마시며 F학점 첩보원을 보고 내일 마트 가서 장볼 목록을 적었다. G.I. 제인을 보면서 설거지를 한 후, 19일 동안 총 비용을 계산해보니 4명에 50만 투그릭이었다. 그래서 내일 각각 100달러씩 환전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