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여행기 2 말레이반도 찍고 귀국 (8.14~19)

8월 14일(화)

최고급호텔에서 잔 것은 좋았는데 바로 앞에 있는 스타디움에서 새벽 2시까지 행사를 하느라 잠을 좀 설쳤다.

올해가 말레이시아 독립 50주년이라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라는 가사가 들어가는 합창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1층에 아침식사를 하려고 가니 고급 뷔페요리이다. 역시 최고급 호텔은 다르다. 원없이 아침식사를 한 다음 체크아웃을 하고 말라카 시내를 돌아봤다.

말레이시아의 고도답게 옛 서양식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고 많은 관광객이 돌아다니고 있다. 박물관도 꽤 많이 있지만 거기엔 그닥 관심이..

버스터미널에 가려고 17번 버스를 기다려도 오지를 않는다. 왜 이렇게 버스타기가 힘들지? 한 에어컨 버스에 터미널로 가는지 물어보니 간다고 한다. 2RM을 내고 탔다.

계획성 없이 온 말레이시아라 말라카를 제외하고 특별히 갈 곳은 정해놓지 않았다. 말레이반도에서 가장 크고 정글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타만(Taman) 국립공원으로 가려고 제란툿(Jerantut)버스를 알아보니 원래 오후 4시에 한대(14.7RM)이 있지만 오늘은 출발하지 않는다고 한다.

뭐 어떻게 해야 하지?

뭐든 서울로 가면 통한다고 이곳의 수도인 KL(쿠알라룸푸르)로 가기로 결심했다. 버스(9.4KM)를 타고 2시간을 달려 KL에 도착했다.

역시 한나라의 수도답게 건물도 큼직하고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기는 하지만 어디를 cusk보나 큰 나무들이 서 있는 게 인상적이다.

정글 속에 도시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KL에 도착하자마자 소나기가 나를 반갑다고 맞아준다.(난 전혀 안 반가움 ㅡ.ㅡ)

터미널 근처의 인터넷카페에 가서 말레이시아의 숙소에 관해 검색을 했다.

KL북쪽에 세티아왕사(Setinawangsa)역 맞은 편에 한스하우스라는 한인 숙소가 있는데 그곳이라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MRT를 타고 세티아왕사 방면으로 가는데 Masjid Jamek역에 내리니 환승하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뭐야?

환승자체가 없는 시스템이다. 할 수없이 50m정도 북쪽으로 올라가니 똑 같은 이름의 다른 노선 지하철이 있는데 새로 표를 사고 세티아왕사로 갔다.

세티아왕사에 내리니 소나기가 폭우로 변했다. 정확히 어딘지 알아야 게스트하우스를 찾지~

30분 정도를 비가 멎기를 기다리다. 역 바로 건너편 빌라 경비원에게 한국인 게스트하우스를 물어보니 M4F로 가면 된다고 말한다.

M3F?

맨 앞의 M은 우리로 치면 아파트 동을 뜻한다. 역 바로 앞의 빌라가 M동이다. 3은 층수를 이야기 하며 F는 호를 이야기 한다. 혹시 한스하우스를 찾아 갈 이들은 참고하도록.

한스하우스의 초인종을 누르니 한사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신다.

원래 예약을 해야지만 숙박을 할 수 있는데 마침 예약이 취소된 건이 있어 오늘 숙박(35RM)은 가능하다고 하신다. 휴~ 다행이다.

한사장님에게 말레이시아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말레이시아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만 하더라도 이곳을 여행하기 전에는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그나마 여행준비를 하면서 역사에 대해 공부를 했을 뿐이다.

10년 전 고등학교 때쯤인가 TV에서 말레이시아에서 ‘비전 2020’이라는 목표를 세웠다는 뉴스를 본 것이 기억이 났다. 2020년에는 말레이시아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는 다는 계획인데 그 당시 솔직한 내 생각으로는 ‘뭐~ 저렇게 말로는 뭐든지 다 할 수 있겠지.’

그렇지만 한사장님과 이야기를 하니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는 석유를 비롯한 풍부한 자원이 있기 때문에 정부에 돈이 많다고 한다. 때문에 모든 교육과 의료비는 무상이다.

국민소득이 우리보다는 낮지만 석유가 싸고, 먹는 비용이 싸다는 것을 감안하면 복지 분야에 있어서는 이미 선진국이다.

다른 한국인 게스트하우스는 여행사와 음식점을 병행하고 있지만 한스하우스의 한사장님은 그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하신다. 사실 다른 사업을 구상중이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좋은 거라고 말씀하신다.

원래 계획은 타만 국립공원을 가는 것이었는데 한사장님께서 개인 여행보다는 투어 형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신다. 또한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타만 국립공원은 포기하기로 했다.

이왕 이곳에 온 김에 다이빙을 하고 싶은데..

한사장님에게 물어보니 말레이반도 북동쪽에 있는 푸라우 페르헨티안(Perhentian)이 괜찮다고 하신다.

국내에는 쁘렌띠안으로 이름이 잘 못 알려져 있는 섬으로 아름다운 해변과 다이빙 장소로 유명한 곳이며 한국 사람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마침 이집트에서 다이빙 어드밴스 자격증을 땄는데 빨리 써먹어야지~ 목적지를 페르헨티안으로 변경했다.

역시 나의 여행은 좋은 말로는 역동적이고 나쁜 말로는 계획성 없는 여행?^^

저녁 식사를 하러 지하철을 타고 KLCC역으로 갔다. 말레이시아의 상징인 그 유명한 쌍둥이 빌딩이 있는 곳이다.

두 빌딩 중에 한 곳은 한국, 다른 곳은 일본 회사에서 지었는데 당시 양국의 자존심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특히 두 빌딩을 연결해주는 다리가 인상적이다.

KLCC역에 내려 밖으로 나가니 장엄한 조명의 쌍둥이 빌딩이 나를 압도한다. 전망 좋은데서 사진(1회용 카메라 ㅡ.ㅡ)을 찍고 근처 쇼핑몰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숙소에 돌아오자 많은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중에는 처음 여행을 하는 이들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었다.

첫사랑이 가장 설렌다고 하듯이 원래 첫 여행이 가장 설렌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 막 여행에 시작하는 이들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다. 처음 여행을 할 때에는 다른 여행자들로부터 여행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제는 내가 이야기를 해주는 입장으로 변했다. 군대식으로 말하면 짬밥이 된 건가?

내일은 마지막 여행지가 될 페르헨티안으로 출발한다.

8월 15일(수)

페르헨티안으로 가려면 동북항구인 쿠알라베수트(Kuala Besut)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한다. MRT를 타고 PWTC역 서쪽에 있는 Putra 버스 터미널로 가서 쿠알라베수트행 버스티켓을 샀다. 오후 9시 30분에 출발하고 요금은 30.8RM이다.

쿠알라룸푸르 시내를 둘러보니 활기가 있다. 그러나 울창한 밀림임에도 불구하고 공기가 탁했다. 자동차 매연에 대한 규제가 되지 않은 탓이다.

국립박물관(2RM)은 KL Sentral 서쪽에 있는데 화려한 외관을 보며 많은 기대를 했는데 공사 중이라 그런지 1층의 일부 전시장만 볼 수 있었다. 유물은 거의 없고 전통의상 위주의 전시품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전통 그림자 연극이 인상적이다.

한스하우스에서 Putra 버스 터미널까지는 택시를 타고 갔다.(7RM) 중국인 택시 기사는 영어는 못하지만 친절하게 쿠알라룸프르 시내를 설명해 준다. 무엇보다 바가지요금이 없었다.

터미널은 한산했던 오전과 달리 수많은 인파와 버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동부로 향하는 대부분의 버스가 밤에 출발함을 알 수 있었다.

버스에 오르니 자리가 넓다. 밤새 편하게 갈 수 있겠군.

차창 밖으로 펼쳐진 쿠알라룸푸르 야경을 감상하며 이내 잠들었다.

8월 16일(목)

버스는 밤새 산악지대를 통과하여 새벽 5시에 쿠알라베수트에 도착했다. 페르헨티안섬까지는 항구에서 배를 타야 하는데 스피드보트가 30RM이고 보통 보트가 20RM이다.

도착하자마자 삐끼가 붙는다. 30RM으로 페르헨티안섬으로 가라고 하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20RM 보트를 타고 싶었다.

선착장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우리의 시내버스 정류장과 비슷하다. 신발을 벗고 담요를 덮은 후 부족한 잠을 채웠다.

오전 9시~ 잠깐 자려고 했는데 깊게 잠들었나보다. 졸지에 노숙을 한 셈이군. 기지개를 길게 펴고 주변을 돌아보니 현지인이 ‘별 이상한 사람이 다 있네.’하는 표정으로 흘끔흘끔 쳐다본다.

버스를 같이 탄 서양 여행자들은 이미 섬으로 떠났다.

싼 보트가 뜨지 않는다고 해서 할 수 없이 30RM(9900원) 스피드보트를 탔다. 보트는 파도를 가르며 섬을 향해 쾌속 진군한다.

페르헨티안섬은 손에 닿을 듯이 가까이 있다고 느꼈는데 육지로부터 25Km가 떨어져 있다. 바다를 달리다가도 반대편으로 달리는 다른 스피드보트와도 마주쳤다.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혹시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만 보트 운행에 나름의 규칙이 있어 그럴 염려는 없다.

페르헨티안섬은 앞서 말했듯 국내에서는 쁘렌띠안섬으로 알려져 있고 Besar섬과 Kecil섬 두 섬이 마주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중 하나로 꼽힌다. 사람의 손이 덜 타 자연의 아름다움으 그대로 남아있고 울창한 열대수와 아름다운 해변이 남국의 분위기 물씬 풍기며 스노쿨링과 다이빙을 위한 낙원으로 불린다.

이집트에서 다이빙을 배워 온 김에 이곳에서 다이빙을 할 것이다. 라이센스를 이렇게 빨리 써먹을 줄은 몰랐다.

Besar은 말레이시아어로 ‘크다’라는 뜻이며, 큰 섬으로 리조트가 발달이 되어 있다. 부유한 여행자들이 주로 들리고 방값도 비싼 편이다. 배낭 여행객들은 주로 Kecil섬을 찾는다.

스피드보트는 Besar섬 남쪽의 Teluk Dalam 해변에서 승객을 내려 준 후 Kecil섬 남쪽에 위치한 페르헨티안 마을로 이동을 한다. 이 마을은 페르헨티안의 유일한 마을이다.

마을에서 잠시 정박한 후 북쪽의 Long Beach로 향한다. Long Beach는 페르헨티안에서 가장 긴 해변이 이어져 있으며 저렴한 숙소가 몰려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배낭여행자들이 찾는 곳이다.

스피드보트는 해변에 가까워질수록 속도를 늦추더니 정박을 하고 해변 쪽에서는 작은 배가 굉음을 내며 달려온다. 스피드보트에서 작은 배에 옮겨 타고(2RM) Long Beach에 도착할 수 있었다.

관광 시즌이라 그런지 많은 관광객이 보인다. 숙소 구하는 것이 만만치 않겠는 걸?

이곳 숙소는 주로 방갈로로 되어 있다.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숙소를 찾아다니니 역시 예상대로이다. 싼 숙소는 이미 꽉 찼으며 방이 있더라도 말도 안 되게 비싼 가격이다.

그나마 싸게 부른 방이 50RM인데 좀 더 싼 곳을 알아보고 다시 오겠다고 하니 주인장은 ‘그러다가 남아 있는 방도 곧 나갈 거야.’라고 핀잔을 준다.

마지막으로 간 숙소는 Long Beach 제일 남쪽의 Rock Garden이다. 이름에 걸맞게 주변에는 바위가 많다.

혹시나 방이 있는지 물어보니 다행히 방금 손님이 나가 방갈로가 하나 남아 있다고 한다. 요금도 20RM(6600원)으로 롱비치에서는 가장 저렴하다. 얼른 체크인을 하고 방갈로에 짐을 풀었다.

짐을 푼지 2분도 채 안 되어 또 다른 여행자가 방을 찾는 것이 보였다. 운이 좋았던 것이다.

샤워를 하고 해변을 둘러보았다. 원시림 해변이 이어지고 투명한 바다는 수채화처럼 아름답다. 태초의 원시인이 되어 남국을 걷고 있는 기분이다. 여기저기 보이는 관광객들만 빼면...

바다에서 해수욕을 하거나 스노쿨링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썬탠 하는 이들도 보인다. 대부분의 서양인들인 것을 보아 이곳에 서양인들에게 알려진 명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한국인은 없었음.)

이곳 물가는 관광지치고는 그리 비싸지는 않았다. 마실 거리는 비싼 편이지만 식사는 해변 레스토랑에서 6RM~10RM(3300원)이면 해결할 수 있다.

섬에는 도로가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동을 하려면 보트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건너편 Besar를 비롯해 웬만한 곳은 10RM이면 보트 택시로 이동 할 수 있다.

섬에 온 목적이 다이빙을 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다이빙 센터를 찾았다. 이상하게 Long Beach쪽의 다이빙 센터는 문을 닫았다.

Long Beach에서 건너면 Coral만 쪽으로 걸어갔다. 10분 정도 원시림을 걸어야 한다.

Coral만은 Long Beach보다는 작지만 아름다운 해변이 이어져 있고, 많은 숙소가 보였다. 이곳의 한 다이빙 센터가 사람들로 북적이는 것이 보였다.

센터에 가서 내일 Fun 다이빙을 하겠다고 하니 라이센스가 있는지 물어본다.

자랑스럽게 딴지 얼마 안 되는 따끈따끈한 임시 어드밴스(수심 30m한도)자격증을 보여주었다.

다이빙 한 번 당 75RM이며 두 포인트를 하기로 했다.

내일을 위한 준비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책을 읽으며 여행을 정리하고 있는데 모기가 무척 많다. 덤벼드는 모기를 일일이 잡아주니 이 집의 터줏대감은 개미들만 신이 났다. 모기를 잡아 바닥으로 떨구는 대로 개미들이 어디론가 옮겨준다.

저녁은 해변의 식당에서 먹었는데 10RM이면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밤이 되자 천둥이 요란하게 치고 많은 비가 내렸다. 무섭기까지 한건 아니지만 누군가 함께 있었으면 하는 기분이 든다. 혼자 여행의 외로움인가?

8월 17일(금)

오전 8시 짐을 챙기고 약속이 되어 있는 다이빙 센터로 갔다. 센터 근처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곧바로 다이빙에 들어갔다.

페이헨티안섬에는 26개의 다이빙 포인트가 있는데 그중에 2곳만 가야 한다는 것이 아쉽다. 오픈 워터 자격증을 따려는 현지인들과 함께 펀다이빙을 즐겼다.

Tokong Laut

처음해보는 보트 다이빙이다. 섬에서 4Km 떨어진 곳에 바위섬 주변을 다이빙 한다. 이미 배운 대로 하니 쉽고 재미있다. 바위섬 주변은 물고기가 많기는 하지만 산호는 홍해보다 못하다.

Rauh Reef

보트를 타고 섬을 일주하다시피하며 이동을 한다. 다이빙과 함께 섬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1석2조의 코스이다. 수심이 깊지 않고 편하게 다이빙을 할 수 있었지만 바닷속 시계가 흐린 편이라 아쉬웠다.

다이빙을 마치고 곧장 섬의 서쪽 Mira Chalets로 향했다. Mira Chalets로 가기 위해서는 원시림의 정글을 헤쳐 가야 하는데 탐험가가 되는 기분이다.

1시간을 걸으니 Mira Chalets이 나왔다. 고립된 곳이라 사람이 거의 없을 줄 알았는데 방이 거의 꽉 찼다고 한다. 둘러보니 서양인 관광객이 모두 연인들이다. 고립된 이곳에서 서로 사랑을 속삭이는 모습이 좋게 생각하면 아름답울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염장질로 나가왔다. 이거 솔로는 서러워서 살겠나..

다시 남쪽으로 향했다. 원시림을 통과해 Impiani 리조트에서 다다르니 마침 육지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어 함께 배를 탔다.

페르헨티안 섬을 떠나 베수트에 도착해서 30RM에 숙소를 잡았다.

숙소에서는 나를 반겨주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손바닥만한 바퀴벌레이다.

이 불청객을 발견하자마자 신발로 내리치며 처치했다.

뿌듯한 마음에 바퀴벌레를 치우려고 하니 다시 살아 도망가는 것이 아닌가. 이번에는 의자로 내리 찍으니 ‘뿌직’하는 느낌이 들면서 쓰러트릴 수 있었다. 그 느낌이 소름이 돋았다.

그런데.. 잠시 뒤.. 쓰러진 바퀴벌레는 다시 일어나더니 문 밖으로 나간다.

빗자루를 들고 문 밖으로 나가 바퀴벌레와의 혈전을 벌이려고 하니 옆방으로 들어간다. 정말 생명력이 강하다. 바퀴벌레가 왜 2억년 이상을 멸종당하지 않았는지 실감하는 순간이다.

곧이어 옆방에서도 우당탕 소동이 벌어진다.

8월 18일(토)

베수트에서 가까운 테렌가누로 가려고 하니 버스는 저녁 이후에나 있다고 하며 택시를 타라고 한다.

택시비는 최소 60RM이다.

분명이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버스가 있을 텐데..

마침 파출소가 보여서 도움을 청하러 들어갔다. 갑작스러운 외국인의 출현에 당황한 경찰에게 테렌가누로 가는 버스를 있는지 물어보니 1시간에 한대정도 있다고 하며 버스정류장을 우체국 옆의 노란 건물이라고 하며 친절하게 약도를 그려준다. 현지인에게는 SP.BUMI버스 정류장을 물어보면 선착장에서 멀지 않음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정류장에 가니 버스가 한대 서 있다. 11시 반에 출발하는 버스임으로 식사를 하고 버스에 올라탔다.(8.3RM)

버스는 한적하게 해안을 따라 달리다 손님이 있으면 멈췄다 출발을 했다. 우리의 시골 시내버스와 같은 분위기이다.

오후 1시 40분 테렌가누에 도착해 오후 2시 30분 콴탄(13RM)으로 출발했다.

마지막 날은 콴탄에 숙소(30RM)를 잡았다. 숙소가 있는 해변 주변에는 야시장이 있는데 구경거리가 많고 맛난 음식이 많으니 꼭 둘러봐야할 명소이다.

8월 19일(일)

10시 반에 조호바루(23.6RM)로 출발을 했다. 론니플래닛에는 5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고 하지만 7시간이 훌쩍 넘은 오후 5시 20분에 조호바루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곧장 싱가폴로 입국하려고 하니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있다.

1시간 20분을 기다려 싱가폴에 입국할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와도 안녕..

말레이시아를 여행하면서 느낀 점은 바로 자신감이다. 싱가폴을 제외한 동남아 국가 중에서 국민소득이 가장 높으며 독립 50주년을 맞아 선진국을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부러운 것은 정치이다. 수상에게 많은 권한이 부여되지만 물러날 때가 되면 정파를 따지지 않고 후임을 위해 정해진 기간보다 1년 먼저 물러나는 미덕을 보인다. 때문에 동남아에서 흔히 정치적인 혼란은 존재하지 않으며 역대 수상 4명은 모두 국부로서 말레이시아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정파 간에 서로 헐뜯는 우리가 배워야 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만약 장기적인 투자처를 찾는다면 말레이시아 펀드가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싱가폴에 도착하니 환전을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ATM으로 싱가폴 돈을 많이 뽑기는 그렇고 결국 가지고 있던 싱가포르 돈을 헤아리니 공항까지 가는 지하철 요금을 제외하면 4S$가 남는다.

이걸로는 푸드코너에서 일본식 라면 밖에 사먹지 못한다. 1S$만 더 있었으면 한국음식을 먹을 수 있었을 텐데.. 작은 돈이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을 느꼈다.

자정이 다 될 무렵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 여행은 이집트의 고대 유적을 답사하고 다이빙 라이센스를 취득했으며 말레이시아 사회를 둘러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짧은 기간 한가득 얻은 느낌이다.

아쉬운 것은 여행 자체는 좋으나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다. 아마 내 체질은 모험적인 여행인가보다.

다음 겨울 여행지는 서아프리카로 정했다. 새로운 모험을 기대하며 일상으로 되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