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기 7 격동의 대만속으로.. (중정기념당, 용산사, 국부기념관 06.10.7)

10월 7일(토)

오전 10시에 짐을 꾸리고 MRT를 타고 시먼루(西門站)역으로 갔다. 역에서 4번 출구로 나와서 두블럭을 걸어가면 유명한 우육면 골목이 나온다. 식당들이 즐비해 있는데 어느 집이 유명한 집인지 알 수 없었다. 이럴 때는 사람이 가장 많은 집으로 가는 것이 상책이다.

우육면 한 그릇을 시켜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기름기가 많기는 하지만 고추기름을 넣으니 한결 좋았다.

다음은 타이완에서 가장 큰 사운인 龍山寺(용산사)로 갔다. MRT에서 절로 가는 길에는 많은 어르신들이 앉아 계시는데 우리나라의 파고다 공원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1738년에 세워졌고 약 250년의 역사가 있는 타이베이에서 가장 오래된 절답게 많은 사람들이 참배를 한다.

중국인은 종교에 대해서는 관대해서 많은 사찰들이 도교, 불교, 그리고 다른 많은 신을 하나의 사원에서 같이 모시고 그 신의 숫자는 점차적으로 늘어난다. 용산사도 예외는 아니어서 관음, 마조, 관공(關羽) 등 그외 각종 신의 참배자들로 인해 항상 북적댄다. 수천의 신을 섬기는 흰두교 사원과 비슷한 분위기이다.

MRT 중정기념당(中正記念堂)역에서 내리면 바로 중정기념당과 연결이 된다.

이곳은 1975년 장개석총통이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하자 각계 인사들은 고인이 남긴 위업을 영원히 기리기 헌금을 모아 만든 기념관이다.

중정기념당은 총면적 25만 평방미터로 정문에는 30m 높이의 현판에 [大中至正] 4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3개의 커다란 건물이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양쪽에는 국립극장과 국립음악당이 있고 중앙에는 높이 70m가 되는 중정기념당이 우뚝 서있다. 보라색의 유리벽돌로 만든 세모형 지붕이 창공을 향해 치솟고 있으며 흰색의 대리석 벽면과 기념당 앞의 붉은 화단이 함께 어우러져 한층 장엄하고 화려함을 나타내고 있다.

계단을 올라가니 25톤짜리 장개석 총통 동상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타이베이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동상 위에는 고인의 유필로 倫理, 民主, 科學이 쓰여져 있다. 평소 장개석 총통의 강조한 말이라고 한다.

마침 12시라 장개석 동상을 지키는 근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었다. 관광객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엄숙한 표정으로 교대식을 한다. 영국의 버킹검, 라호르~암리차르 국경(인도, 파키스탄), 러시아의 크레믈린궁 등 근위병 교대식은 엄숙한 관광지에서 볼거리를 제공한다.

우리나라도 경복궁 앞에서 조선 시대의 교대식을 재현 한 것을 볼 수 있다.

1층에는 장개석 총통의 생전 유품과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파란만장한 그의 생전모습을 옆볼 수 있다. 장개석이 받은 수많은 훈장들이 눈길을 끌었는데 그중에는 우리나라의 태극무공훈장도 있었다.

유품 하나하나를 자세히 관람하고 있는데 갑작스레 단체 관람객이 큰 소리로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그들이 쓰는 말은 한국어..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을 하려 하지만 ‘이런 데는 왜 오는 거야.’라는 반응을 하며 각자 떠든다. 주변의 대만인들이 눈살을 찌푸린다.

만약 우리의 독립기념관에 외국인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큰 소리로 떠들면 우리는 어떤 기분이 들까? 아직 우리나라의 수준이 이것밖에 되지 않았나.. 부끄러움마저 들었다.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신해혁명으로 청나라를 무너트리고 사상처음 민주국가를 수립한 쑨원(孫文)을 기념하는 박물관으로 갔다. 국부기념관(國父紀念館)이라 불린다. 타이완에서 쓰는 공식 년도는 ‘서기 2006년’이 아니라 ‘민국(民國) 95년’이라고 표기한다. 바로 신해혁명이 일어난 1911년을 기점으로 민국이라 부르는 것이다. 때문에 타이완에서 쑨원은 국부로서 추앙받는다.

타이완 모든 도시 중심에는 쑨원의 호를 딴 중산(中山) 장개석의 호를 딴 중정(中正)이라 이름 붙여진 도로가 있다. 그 둘은 타이완 역사에서 가장 비중이 큰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정기념당과 달리 설명이 한문으로만 쓰여 있어 외국인이 관람하기에는 불편하다. 그저 사진을 보면서 짐작하는 수밖에.. 그래도 쑨원의 인자한 미소가 인상적인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국부기념관 앞에는 그 유명한 101층 빌딩이 있는데 508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고 한다.

오후 3시.. 이제 타이완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시각이다. 타이베이 역으로 가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역 바로 옆의 터미널에서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버스에서 타이완의 미래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1949년 중국 본토에서 쫓겨난 국민당 정부는 경제 개발을 통해 자신들의 힘을 길러나갔다. 서방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아시아의 4마리용으로 불리며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그 같은 자신감으로 타이완은 언젠가는 중국 본토를 회복하는 것을 제 1의 목표로 삼았다. 바로 장개석이 평생 이루려는 숙원이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발전과는 거리가 멀었던 중국이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면서 세계 경제의 큰 손으로서 자리매김 하고, 외교적으로도 강대국으로서 자리매김을 함에 따라 타이완의 정체성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때문에 최근 천수이벤 타이완 총리는 중국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추진하고 있고, 국민당과 중국 정부는 이를 극구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타이완의 역할은 무엇일까?

중국으로서는 타이완이 작기는 하지만 무시하지 못할 세력이다.

지금 중국은 미국과도 나란히 할 수 있는 강대국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가장 큰 약점은 정치는 공산주의면서 경제는 자본주의인 바로 모순 사회이라는 것이다. 이대로 쭉 발전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민주화 요구가 거세지고 중앙정부의 권력이 약하질 때에는 혼란에 빠지고 분열 될 가능성이 큰 사회이기도 하다. 1960년대 광풍으로 일었던 문화혁명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바로 이때 타이완의 본격적인 역할이 시작되는 것이다. 타이완의 잘 안착된 민주주의와 정치체계를 중국이 필요로 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지금은 작은 힘이지만 언젠가는 커다란 힘으로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발전은 물론이고 국민들에게 신망 받는 민주주의를 정착해야 한다. 또한 국민당을 대륙에서 쫓겨나게 했던 가장 큰 원인인 부패는 철저하게 막고 처벌을 해야 한다.

현재 타이완은 천수이벤 총리의 부패 스캔들로 시끌벅적하다. 타이베이역 앞에서는 날마다 하야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이 대단하다.

이때 타이완은 어떤 선택을 할까? 지금이 타이완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타이완을 방문한 한 외국인으로서 타이완의 현재에 주목해본다.

7일간의 짧은 여행을 끝냈다. 추석을 가족과 보내지는 못했지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유익한 여행이었다.

이번 겨울에는 어디로 갈까? 이디오피아, 예멘 쪽이 슬슬 끌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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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먼루(西門站)근처의 우육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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龍山寺(용산사)에는 많은 어르신들이 나와 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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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사 입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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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예불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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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불 드리는 표정이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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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는 향내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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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예불을 드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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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심이 깊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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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T역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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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정기념당의 음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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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정기념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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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정기념당의 근위병 교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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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스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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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스 할아버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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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당에서 바라 본 국립극장과 음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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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스가 평소에 타고 다닌 승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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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무공훈장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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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이외에 외국인 관광객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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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진 두위인.. 장제스, 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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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집무실의 모습을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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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럭이는 청천백일기(자유중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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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T역에는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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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기념당 뒤로 101층 빌딩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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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원의 업적인 적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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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원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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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과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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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는 비보이들이 연습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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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역 내의 일식집.. 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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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도 천수이벤 하야 시위의 열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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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중 부서진 차는 상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