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뤌 16일(월)

셋 다 말라리아약을 먹어서 그런지 비행기에 타자마자 혼절하다시피 했다. 그래도 기내식은 꼬박 챙겨먹어야지^^ 밥과 함께 맥주를 달라고 하니 2캔을 준다. 승객이 없어서 그런가? 옆의 상걸이와 재용이는 음료수 2캔씩 준다.

이번 비행기는 코토누를 거치지 않고 곧장 나이로비로 오는 비행기이다. 비행시간 4시간 플러스 시차 2시간을 합쳐 나이로비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6시~

입국 수속을 밟으려고 하니 이민국 직원이 싱글비자라서 비자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분명 서울의 케냐 대사관에서는 문제없다고 했는데.. 이민국 사무실을 찾아갔지만 탄자니아를 갔다 올 경우에만 인정이 된다며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트랜짓으로 하려니 3일 밖에 유효 기간이 없어 어쩔 수 없이 50$를 지불하고 다시 비자를 만들었다.

비자를 만들려고 카운터에 줄을 섰을 때 마침 유럽에서 비행기가 도착해 많은 사람들이 도착비자를 만들고 있었다. 결국 비자를 새로 받는데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공항 ATM에서 10,000실링(13만 5천원정도)을 인출하고 시내로 가려고 택시 편을 알아보니 1700실링을 부른다. 간단히 패스~ 마침 34번 버스가 오기에 얼른 올라탔다.(1인당 80실링)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시내로 가는 길이 느리기만 하다. 차드에 있다가 나이로비에 오니 이곳이 얼마나 큰 도시인지 실감이 난다. 8일 만에 3층 이상 되는 건물을 보게 되었다. 1시간 정도 소요되고 나서 힐튼 호텔 앞에서 내렸다. 곧장 New Kenya 롯지로 직행~

롯지의 스텝은 나를 잘 기억하고 있다. 특히 키 작은 친구 니콜라스가 나를 반겨준다. 3명이서 도미토리를 하루 1,800실링(1인당 600실링)에 잡았는데 대신 네명이 쓰는 방을 우리에게 준다고 한다.

여기에 오니까 여행을 하는 기분이 난다. 그동안의 긴장이 풀린 느낌이다. 밀린 빨래는 니콜라스에게 맡기고 오랜만에 더운물 샤워를 했다.

한국대사관의 정종선 참사관에게 전화를 하니 대사님과의 인터뷰를 내일로 잡아 놨다며 시간이 괜찮은지 물어보신다. 내일은 킬리만자로 등반을 위해 탄자니아 모시(Moshi)로 이동하려고 했지만 대사님과의 인터뷰가 우선이다. 참사관님은 내일 숙소로 차를 보내준다고 하신다.

배도 고프고 참사관님에게 인터뷰 내용을 메일로 보내기 위해 숙소 근처에 Wi-Fi가 되는 Kipepeo 호텔 레스토랑에 갔다. 식사는 뷔페로 한끼에 350실링이다. 밥을 듬뿍 담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반면 무선 인터넷은 망은 잡히지만 브라우저가 열리지 않는다. 다행히 G메일은 열려 참사관님에게 인터뷰 내용을 보낼 수 있었다.

숙소에는 우리 이외에도 한국인 두 병이 더 있다. 한 명은 남아공에서 시작해서 1달 동안 여행 중인 분이고, 한 명은 여자 분인데 한국말을 쓰는 우리에게 말을 걸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일본 여행자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직원이 배낭을 몽땅 도둑맞았다며 귀뜸 해 준다.

저녁에는 그동안 밀린 여행기와 내일 대사님과의 인터뷰 준비를 했다. 나이로비는 차드와 킬리만자로를 동시에 가기 위한 거쳐 가는 도시로 여겼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이곳에서의 활동이 점점 중요해 지고 있다.


1월 17일(화)

오전 10시 주케냐 한국대사관에서 차를 보내주기로 한 시각에 숙소에서 나왔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허름한 차량에 탑승하니 주변 사람들에게 한국 대사관이 어딘지 물어본다. 아차! 그냥 택시구나. 대사관 차량치고 허름하더라..

바로 내려 차량을 기다리니 빨간색 외교관 차량번호를 부착한 산타페가 도착했다. 유창한 운전사의 호의로 대사관 건물까지 편하게 올 수 있었다.

대사관은 나이로비 대학 맞은 편 건물에 있으며 15층 대사관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된다.

반갑게 맞아주시는 정종선 참사관님은 대사님이 바쁘셔서 인터뷰는 힘들다며 대사님께서는 인사만 하시고 어제 메일로 보낸 질문에 대해서는 참사관님이 답변해 주신다고 한다.

대사님이 시간이 날 때까지 참사관님은 사무실에서 한국으로의 전화를 써도 된다고 하신다. 덕분에 잘 못 정지시켜 쓰지 못했던 시티은행 국제현금카드의 정지를 풀 수 있었다.(킬리만자로 등반 시 아주 유용하게 사용)

시간이 되어 김찬우 대사님에게 인사를 드리는데 대사님은 어제 질문지의 내용을 하나하나 답변을 해주신다. 대사님은 케냐에 대해 축복 받은 나라라고 하시며 풍부한 자원은 물론 아프리카 대지구대의 한 가운데 있어 지열 발전에도 유리한 환경이라고 말씀하신다. 2030년 선진국 발돋움하기 위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동아프리카의 중심국가로서의 위치를 다지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UNEP는 1972년 나이로비에 본부가 설치 된 후 올해가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대사님은 외교부에 재직하시면서 환경 관련 국제회의에서 활약하신 환경 분야 전문가이기도 하다.

케냐의 현황 정치 현황에 대해 물으니 케냐는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지만 물류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소말리아의 상황이 악화가 되면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그래서 작년에 케냐 역사상 처음으로 소말리아로 해외 파병을 실시했다고 한다.

인사만 드리려고 했는데 40분 동안 대사님과 인터뷰를 했다. 미리 메일로 드린 질문지의 질문을 외우시고 인터뷰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정종선 참사관님은 킬리만자로 등반을 마치고 나서 UNEP을 방문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처리를 해주신다고 하며 UN에 회의에 떠나신다. 바쁘신 와중에서도 우리 활동에 도움을 주셔 정말 감사하다.

한국 대사관 방문을 마치고 시내를 둘러 본 후 숙소로 돌아왔다. 한국대사관 부근에 와이파이가 되는 곳이 있다. 상걸이와 재용이가 숙소에서 쉬는 사이 넷북을 들고 와이파이가 되는 지역에 서서 인터넷을 여행했다.

난 진지하게 여행기를 올리고 있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은 동양 사람이 길 한가운데서 넷북을 들고 가만 서 있는 모습이 신기하게 보이는가 보다. 많은 이들이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지나간다. 내가 진지한 표정이라 말은 걸지 않는다.(거지 3명만 말 걸었음)

AKAMBA 버스오피스에서 탄자 모시까지 가는 버스표(1인당 1,400실링)를 구입했다. 이제 이번 프로젝트의 또 하나의 메인인 킬리만자로 등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