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여행기 6 (Ghana, Togo) 아크라 둘러보고 토고로 이동 (2008.1.8~9 Accra, Rome)

1월 8일(화)

오전 10시에 말리 대사관으로 가서 말리 비자를 받았다. 원래는 기니 비자를 받으려고 했는데 후영씨에게 나이지리아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니 귀가 솔깃하다.

결국 여행루트를 대폭 수정해 나이지리아를 여행하기로 했다.

나이지리아는 위험국가이기 때문에 비자를 받는 것이 꽤 까다롭다. 론니에는 이곳 아크라와 니제르의 수도 니아메에서는 비교적 받기가 쉽다고 써 있다.

후영씨와 함께 나이지리아 대사관에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았다.

론니 지도에는 말리 대사관에서 가깝게 나와 있지만 나이지리아 대사관은 이전을 했다고 택시 기사가 알려준다.

시내 북쪽(Roman Ridge)에 나이지리아 대사관으로 직원은 비자 양식을 작성하고 1부를 카피해야 하며 여권사진 2장과 25$를 내고 48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나오는 시간은 어떻게든 사정을 해서 하루를 당기기로 하고 모든 양식을 갖추고 다시 대사관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영사가 나오더니 관광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호텔 숙박증명서와 보험증명서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사정을 해도 통하지 않는다.

다시 시내로 돌아와 보험을 알아보니 나이지리아 1주일 여행 보험료가 C38인 것을 체크한 후 바로 인터넷 카페로 가서 라고스 호텔을 체크했다.

생각보다 호텔 컨펌비가 비싸다.

이렇게까지 해서 나이지리아에 갈 이유는 없다. 후영씨에게 니제르 니아메에 가서 한번 시도하자고 말했다.

OSU 지역으로 이동해서 한국식당인 서울그릴에 가니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주문을 하고 나자 식당에 한국인이 한분 들어오신다.

그 분은 나이지리아에서 시장 개척을 하는 삼성맨이다. 그 분은 서아프리카에 배낭여행을 하는 여행자는 처음 봤다면서 점심 식사비를 내겠다고 하신다.

그분께 가나를 비롯한 서아프리카에 대해 여쭤보았다.

‘글쎄요? 가나가 많은 발전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서아프리카 경제력의 80%는 나이지리아에 쏠려 있어요. 위험한 나라이기는 하지만 니제르 델타 쪽을 제외하면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서아프리카도 석유의 힘 빨을 받는 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 가나도 석유가 발견되었다는 소식도 알 수 있었다.

OSU 지역에서 환전을 하니 1$에 C0.96이다. 여행하려는 분들은 참고하도록.

네이션스컵이 열리는 스타디움을 견학하려고 하니 개막식까지는 개방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할 수 없이 해변에 위치한 독립 광장(Independence Square)으로 향했다. 광장 앞에는 독립문이 서 있는데 제일 위에 별이 있고 밑에 'AD 1957’, 'Freedom and Justice(자유와 정의)'가 새겨져 있다.

가나는 식민지 아프리카에서는 가장 먼저 독립을 하였고 자유와 정의를 중요시하는 그들의 정신을 읽을 수 있다.

드넓은 광장에는 군인들을 제외하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축구나 운동을 하면서 놀아도 될 텐데?

그 의아함은 총 들고 경비를 서는 군인들을 통해 알 것 같다. 함부로 들어와서는 안 되는 곳이구나.

유서 깊은 오수성(Osu Castle)은 관공서로 쓰이기 때문에 입장은 물론 사진촬영까지 안 된다. 괜한 모험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해가 지기 전에는 느크룸아(Nkrumah Circle)로 가서 육교위에서 아크라의 러시아워를 촬영하고 시장에서 여행에서 필요한 아이템(생필품)을 구입했다.

내일 아크라 시내를 좀 더 둘러보고 토고로 들어갈 예정이다. 토고는 과연 어떤 분위기일까?

1월 9일(수)

오전에 호텔을 나서자마자 간 곳은 중심도로인 링로드(Ring Road) 중심에 있는 Busy 인터넷 카페(30분에 C1)이다. 아크라에서 가장 큰 인터넷 카페이며 속도도 무척 빠르다. 무엇보다 가지고 있는 노트북을 직접 연결해서 할 수 있어서 카페나 블로그에 접속을 하는데 따로 다운 받을 프로그램이 없어 편했다.

요즘 웬만한 사이트는 따로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야 몇 초 만에 자동으로 설치가 완료되지만 인터넷이 열악한 곳에서는 짜증나게 하는 요인 중에 하나이다. 여행자를 배려하는 포털 사이트가 따로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여행기를 업데이트 하고 우체국에서 한국으로 엽서를 보낸 후 항구인 제임스(James)타운을 둘러봤다.

지금껏 잘 정돈 된 아크라의 모습만 봤는데 제임스타운에서 아크라의 서민들의 생활을 볼 수 있었다.

오전 11시 반에 호텔로 돌아와 체크아웃을 하고 시내남쪽의 투두(Tudu)버스터미널로 가서 토고까지의 국경인 아프라오(Aflao)까지 가는 미니버스(C4.6)에 올랐다.

버스에 오르기는 했는데..

도통 출발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람이 꽉 찰 때까지 40분 정도를 차안에서 기다려야 했는데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을 할 수 있어서 나쁘지는 않았다.

많은 잡상인들이 서 있는 차량을 헤집고 다니며 물건을 팔고 있다. 손님 반, 상인 반일 정도로 많은 숫자인데 그만큼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택시에서 손님이 내리면 벌떼처럼 달려들어 자신의 차에 타게 하려는 운전자들, 하나라도 더 팔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잡상인들, 또한 그냥 지나치지만 저마다의 살기에 바쁜 사람들의 삶에 지친 모습이 항상 들리는 아프리칸 리듬의 신나는 음악과는 대조 되는 분위기이다. 마치 파노라마 영화처럼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고 내가 이 영화 한 가운데 서 있는 것이다.

아프라오로 가는 사람이 차자 출발했는데(12시 45분) 주변이 하도 복잡해서 터미널을 빠져 나오는 데만 15분이 걸렸다.

복잡한 시내를 빠져나오자 고속도로가 나오고 차량은 신나게 달린다.

3시간이 지나 국경에 도착했다. 국경은 아름다운 해변이 쭉 펼쳐져 있으며 삼엄함과 긴장감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사람들도 이웃 동네가 가는 표정으로 드나든다.

가나 출국 스탬프를 받고 잠깐 걸어가니 토고 측 국경이 나온다. 간단하게 국경을 넘었지만 언어는 영어에서 프랑스어로 화폐 단위는 세디(C)에서 세파프랑(CFA)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론니에서는 국경비자 발급업무가 오후 5시라고 써 있지만 오후 10시 국경이 문 닫기을 때까지 한다고 한다. 1주일짜리 입국 비자를 받고(10000CFA)나서 바로 입국 스탬프를 받았다.

스탬프를 받을 때부터 삐끼들이 붙었는데 환전을 하라는 것이다. 남은 가나 돈 중에 기념으로 1세디(C)만 남겨놓고 모두 다 세파프랑(CFA)으로 바꿨다.

함께 국경을 넘은 후영씨는 환율이 좋다며 300유로를 환전한다. 1유로에 700CFA를 준다고 하는데 내가 생각해도 환율이 너무 좋다. 그래도 국경에서는 환전을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은데.

토고 수도인 로메는 국경과 바로 붙어 있는 몇 안 되는 수도 중 하나이다. 토고에 입국하자마자 첫 느낌은 오토바이가 많다는 것이다. 5년 전 여행한 베트남 생각이 났다.

국경에서 택시(2000CFA)를 잡고 목적지인 Copacabana 호텔로 가서 여장을 풀었다. 숙박비는 9500CFA인데 1명이든 2명이든 가격은 같다. 즉 이곳 여행은 혼자 하는 것 보다는 둘 이상이 하는 것이 훨씬 더 저렴하다는 뜻이다. 에티오피아에서도 그랬는데 아프리카 전체에 해당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숙소에서 짐을 푸는데 후영씨가 환전한 돈이 40000CFA가 빈다고 이야기 한다. 분명히 돈을 세었다고 하지만 아까 국경에서 환전할 때 몰래 빼돌린 것 같다.

아까 택시를 탈 때 기사말로는 후영씨가 환전한 청년들은 5명이 활동하며 돈을 뜯어내는 아주 나쁜 애들이라고 말했을 때는 괜찮다며 웃어 넘겼는데 정작 후영씨가 피해를 볼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들의 수법은 환율을 좋게 불러서 큰돈을 바꾸게 하고 돈을 세는 척하면서 빼돌리는 수법이다. 어쩐지 환율이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내가 아비잔에서 카메라를 소매치기를 당했듯이 후영씨도 서아프리카 여행의 수업료를 낸 셈이다. 서아프리카.. 아니 전 세계 어디나 국경에서의 환전은 주의를 해야 하고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다.

저녁식사는 중국 식당(Golden Crwon)에서 해결을 했다. 식당 안에 들어서니 고풍스러운 중국식 인테리어에 TV에는 중국 위성 방송이 나오고 있다. 복잡한 로메 시내와는 다른 세계 같다.

식당에서 볶음밥과 소고기 버섯볶음을 시켜 먹었다. 영수증을 보니 10000CFA가까이 청구 되었다. 간편하게 세파프랑에서 2.2를 곱하면 우리 돈이 되니까 22000원정도 나온 것이다.

해변을 돌아보려고 하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론니에도 밤에는 해변을 돌아다니지 말라고 당부되어있다. 위험한 짓은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이제 프랑스어권으로 다시 들어왔고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된 느낌이 든다. 앞으로 어떤 모험이 내 앞에 펼쳐질까?

삭제 수정 댓글
2008.04.08 12:29:17 (*.239.2.6)
정현광
저 단결투쟁 아저씨 저도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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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아크라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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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풀한 간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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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가게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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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광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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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의 옷은 칼라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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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디움 앞의 상징물. 독립을 뜻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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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탑(1957이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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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문 입구의 도마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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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광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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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상징하는 동상일까? 끝없는 대서양을 응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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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네이션컵이 열리는 메인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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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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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멀리 요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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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긴 플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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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션스컵을 앞두고 많은 행상들이 국기와 기념품을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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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마주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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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의 아크라 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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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고르는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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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교위의 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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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워 시간이라 그런지 차량으로 빽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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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메인 버스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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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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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중심의 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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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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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스타일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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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 근처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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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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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적힌 옷을 자랑스레 보이는 경관 아저씨(글자 뜻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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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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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 노점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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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팔려갈 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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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물고기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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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에 형성 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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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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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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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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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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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 다운 대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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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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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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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라 남부 지역. 다이나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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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호텔 프런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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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고로 가는 미니 버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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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게임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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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옥수수가 지금이 건조기인 걸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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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고로 가는 길. 어느덧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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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토고 국경. 분주하지만 삼엄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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