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여행기 5 (이제 그루지아를 향하여 Zaqatala 05.7.31)

7월 31일(일)

 7월의 마지막 날이다. 최근 3년 사이에 7월 31일에는 난 어디에 있었는지 노트북에 저장된 홈페이지를 보았다.

 2002년은 티벳 라사로 향하고 있었고, 2003년은 서부티벳 알리로 향했다. 2004년은 아프간을 빠져나와 타지키스탄으로 들어갔다. 지금은 그루지아로 향하고 있는중.. 과연 내년에는 어디에서 7월 31일을 맞을까?

 같이 방을 쓴 이스라엘 여행자는 아침부터 수건이 바꿨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이다. 그리고 먼저 어제 가기로 했던 Karavansaray Hotel로 향했다.

 나 역시 짐을 싸서 Karavansaray Hotel로 향했지만 숙박을 향하는게 아니라 근처에 있는 Xan Sarayi로 가기 위해서이다.

 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은 낯선 외국인이 신기한 듯 쳐다보고 인사를 한다. 샤치는 이슬람 문화가 섞이기는 하지만 흡사 중세 유럽의 모습과 비슷한 환경이다.

 자연과 어우러진 멋진 건물에 오래된 가로수들이 주변 풍경을 더욱 고풍스럽게 한다.

 Xan Sarayi는 박물관을 비롯해서, 1761년에 지어진Khan's Place가 있다.

 처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화랑으로 들어갔다(2000마낫). 누가 그린 그림인지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름다운 사치와 사람들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다음은 역사박물관(3000마낫) 박물관에 들어서자 가이드 한명이 붙어서 설명을 해준다. 말은 알아들을 수 없지만 오래된 마차에 올라타게 해서 사진을 찍어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박물관의 끝부분에는 대통령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아제르바이잔을 여행하면서 한가지 마음에 안 드는 것은 모든 도시와 주요 건물에는 대통령의 사진이 크게 걸려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여행을 하다 보니 지나치게 많다.

 대통령을 신격화 시키는 건가? 저토록 국민들에게 강요를 해서 남는 게 뭐지? 역사는 대통령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박물관 한방 전체에 대통령 사진이 있고 가이드는 열심히 사진 하나하나를 설명한다.

 박물관을 관람한 후 곧장 Khan's Place로 향했다. 올라가는 도중 바라본 샤치 시내는 그야말로 멋진 풍광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해서 사진을 찍었다.

 이곳 사람들은 아직 디지털 카메라가 낯선 모양이다. 내 카메라를 볼 때마다 신기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Khan's Place는 크리스탈로 된 유리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고 바로 앞에는 460년 된 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직원들이 점심시간이라 기다리라고 한다.

 궂이 들어갈 필요까지 없겠지?

 11번 버스를 타고 버스 터미널로 가서 Zaqatala행 버스(5500마낫)를 알아보니 오후 2시에 출발한다고 한다. 아직 2시간이나 남았네..

 찻집에서 시간을 떼우다 인터넷 카페에서 되지도 않는 인터넷을 하다 보니 어느새 2시가 다 되었다.

 버스는 코카서스 산맥을 2시간 반동안 달려 Zaqatala에 도착했다. 이곳에 숙소를 잡을지 여기서 차로 30분 떨어진 국경도시 Balakan에 숙소를 잡을지 결정을 안했다.

 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Motel Gorus에 가니 하루 숙박료가 35000(7달러)마낫이고 방안에는 TV, 사워시설, 화장실이 다 갖춰 있었다.

 이정도면 훌륭하다.. 아제르바이잔의 마지막 밤은 이곳에서 자는 것이다.

 짐을 숙소에 놔두고 Zaqatala 시내를 걸었다.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갑작스러운 동양인의 등장에 신기한 듯 쳐다본다. 숙소에서 700미터 정도 걷자 공원이 나왔는데 700년 된 거대한 나무가 3그루나 있고 이곳 시민들이 벤치에 앉아 즐겁게 떠들고 있다.

 러시아 교회 쪽에 나와 있는 계단을 오르자 성벽이 보이고 Zaqatala 시내가 보인다. 코카서스 산맥과 어우러져 아름답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인터넷 카페에 들렀다. 다른 건 몰라도 동아시아 축구대회 한·중전의 결과가 궁굼했기 때문이다.

 한글이 되지 않아서 겨우 스코어를 알 수 있었는데 결과는 1:1.. 이기길 바랬는데 좀 아쉽다.

 아제르바이잔의 마지막 밤이다. 내일이면 그루지아로 들어가게 된다.

 아제르바이잔에 있으면서 느낀 것은 여행하기에 정말로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도시마다 기반 시설이 잘 되어있고, 무엇보다 저렴하다. 또한 가끔 외국인 여행자도 만날 수 있고, 여행자가 별로 없는 탓인지 만나는 외국인마다 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왜 아직까지 이곳을 여행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 그것은 나의 첫 여행이었던 동티벳 여행에 해답이 있다.

 2002년 당시 라싸에서 동티벳을 여행하려 했을 때 다른 여행자들은 위험하다면서 가지 말라고 말렸지만 난 갔었고 무사히 동티벳을 여행했다. 즉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여행을 못한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건 어디나 사람이 사는 곳이고 모든 사람들은 여행자들을 좋아하고 반긴다는 건이다.

 그루지아에는 과연 어떤 추억과 경험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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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avansaray 성으로 가는 길.. 강둑이 정교하게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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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ravansaray성.. 잘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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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에서 바라본 샤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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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관.. 저렴한 입장료로 많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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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 안.. 박제된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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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몽고군이 사용했던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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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유물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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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마치위에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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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절한 가이드가 이렇게 사진을 찍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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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ravansaray 역사 박물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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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안에 위치한 아름다운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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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드리 나무와 어우러진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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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an's Place에 있는 460년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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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서 한컷~ 낯선 동양인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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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han'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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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의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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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미널 근처 가게에서 빵을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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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들이 쓰레기를 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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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카탈라시내 공원에 있는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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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공원으로 산책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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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아름드리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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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카탈라 시내 안에 있는 러시아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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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 바로 옆에 성으로 향하는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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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세월에도 성벽은 잘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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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벽에서 바라본 자카탈라 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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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카탈라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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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이 카메라를 들이대자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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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운 이곳에 공원은 이곳 사람들에게 좋은 휴식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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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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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 대우 버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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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라칸으로 가는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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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안에서 만난 아제르바이잔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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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지아와의 국경도시 발라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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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으로 향하는 길.. 좀 허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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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더~ 저 멀리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초상화가 보인다. 이제는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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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 다리.. 이 다리만 넘으면 그루지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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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을 통과하려 늘어선 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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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 기다림에 지쳐서 그런지 표정이 어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