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배경 만들기와 연극부의 대대적인 개편 (7.4~12)

연극부는 4월 4일부터 시작해서 3개월 동안 쉼없이 달려왔다. 처음 21명이던 아이들은 9명으로 줄어 있었다. 연극부를 하기 싫다고 말하거나 무단 결석 2번 하는 아이는 무조건 연극부에서 제외시켰다.

때문에 견디지 못한 아이들이 많이 빠져나가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성실하고 연극에 대해 열정이 있는 옥석들을 가릴 수 있었다 .

처음 봤을때 연극부를 성실하게 할 것 같았던 아이들이 나가고, 금방 나갈것 같은 아이들이 계속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역시 아이들과 지내는데 편견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주 나한테 말 한마디없이 무책임하게 나간 6학년 3명을 대신해서 새로운 연극부를 보충해야 했다.

이제부터 새로운 연극부는 5학년에서만 받기로 했다. 우리학교 5학년은 순환수업(반마다 돌아가면서 수업)을 하는데 난 도덕과 과학을 담당하며 5학년 전체 아이들을 파악했기 때문에 성실한 아이를 뽑기가 수월했으며 또한 6학년 선생님들의 협조를 얻기가 힘들 상황이기도 하다. 혹시 내년에 연극부를 하게 되면 지금 5학년 아이들이 주연급으로 성장할 것이다.

일단 1반의 가연이 2반의 소희, 우리반의 학성이와 5반의 지현이를 받아들였다.

4명 다 학원에 다니지 않아 연극부 활동이 가능하며 연극을 무척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지현이는 3일도 되지 않아 떠났다.

일단 비어있는 주인공 자리는 새로온 소희와 가연이를 경합시켰다. 결과는 소희로 결정.. 가연이가 서운해 하긴 하지만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7월 4일(화)에는 모든 아이들이 붙어 배경그리기 작업을 했다. 완성은 못했지만 화요일마다 조금씩 완성시키기로 했다.

새로 올리버가 된 소희가 노력을 많이 한 덕분에 연극부는 다시 정상궤도로 돌아 올 수 있었다.... 그러나...

12일.. 연극부에서 가장 연기를 잘하는 희우가 전학을 간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게 현실이 되고 말았다. 연극부 분위기 메이커이고 활달했던 희우가 떠나다니.. 좀 타격이 크기는 하다.

다시 연극부 개편을 해야했다. 올리버트위스트에서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역할인 '훼긴'을 맡을 아이를 연극부와 5학년에서 찾아봤다. 몇몇 아이들을 알아봤지만 지지부진하다.

다행히 우리반에서 예슬이 다음으로 연기력이 뛰어난 서영이가 연극부로 들어온다고 했다.

키작고 꼬맹이 같은 서영이를 훼긴을 시킬수는 없는일.. 서영이는 주인공인 '올리버 트위스트' 역할이 딱 어울렸다. 어쩔수 없이 덩치가 큰 소희가 훼긴역할로 가야했다.

소희는 주인공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울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소희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연극부에 들어온지 10일도 안된 소희의 만족감을 위해 3개월동안 매일 같이 연습한 연극부 아이들을 희생시킬 수 없었다. 대신 소희에게는 극에서 비중이 크고 대사도 많은 훼긴을 맡아달라고 해도 계속 고집을 부린다.

소희가 대사 없는 배역도 좋다며 연극부를 처음 들어올때의 초심으로 돌아왔으면 한다. 대사 몇줄 안되면서도 3개월 내내 연습한 아이들을 생각했으면 한다. 난 소희에게 연극부를 하기 싫으면 나가도 좋다고 이야기 했다. 소희가 연극부를 나갈 경우에는 스텝으로 있는 민욱이를 훼긴역할을 시켜야겠다는 대비책도 세워놨다.

오늘은 출장이 있어서 연습을 거의 못했다. 새로온 서영이를 위해 출장을 갈 동안 예슬이에게 노래와 연기를 서영이에게 가르치라고 시켰다. 예슬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이처럼 힘들때 예슬이가 든든하고 고맙기 그지없다.

주인공, 훼긴을 제외한 나머지 배역은 거의 완성이 되었고, 뮤지컬 노래, 안무 역시 완성단계이다.

그렇지만 배역 교체로 전체 70%의 완성도가 60%로 후퇴하긴 했지만 방학전까지는 다시 끌어올려야겠다.

---연극부 명단---

처음부터 시작한 배우 - 5-1 지수, 5-2 지수, 5-3 예슬, 5-4 정혜, 란, 아라, 6-1 영주, 보라 (이상 8명)

새로 합류한 배우 - 5-1 가연, 5-2 소희, 5-3 서영, 학성(이상 4명)

스텝 - 5-3 민욱(음향), 남규(조명), 아정(피아노), 6-5 나영(피아노) (이상4명)

모두가 든든한 양양초등학교 연극부이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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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한마음으로 붙어서 배경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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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상태에서는 막막했지만 막상 그리고 나니까 훌륭한 작품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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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주인공을 맡았지만 다시 배역이 바뀐 소희.. 개인적으로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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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아이들에게 한턱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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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웃는 지수 뒤에 희우(검은옷)가 열심히 떡볶이를 먹고 있다. 하지만 희우는 곧 전학을 간다. 본인도 무척 아쉬워하는 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