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 않은 작은 기적.. 자 이제 공연을 향하여(8.31)

몽골 여행이 끝나고 8월 21일 2학기가 시작되었다. 방학전 연극부를 방과후 학교 도우미 교사로 온 교대 후배에게 맡겼지만 아이들이 말을 잘 듣지 않아 거의 연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교대 후배에게 큰짐을 맡긴것 같아 미안하기만 했다. 연극부야 이제부터 시작하면 된다.

학기가 시작되고 3일후 연극부를 모았다. 방학기간에 소희와 가연이가 나가 연극부는 다시 줄어 있었다. 이제 1인 3역을 해야할 판이다.

2일 정도 연습을 시켰는데 아이들의 연기력이 생각보다 많이 향상되었다. 방학기간 연습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연기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나보다.

이정도면 극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때문에 9월 15일로 날을 잡았다. 급박하기는 하지만 일단 올려 놓고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른배역은 몰라도 '훼긴'만큼은 전학을 간 희우의 공백이 너무도 아쉬웠다. 예슬이가 대신하기는 하지만 희우처럼 능청스러운 연기는 어려웠다.

8월 마지막주의 최대 고민은 희우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냐이다. 고심 끝에 희우 전담임 선생님에게 희우네 전화번호를 받아서 희우를 공연 기간이라도 가정체험을 하는 형식으로 양양에 잠시 올 수 있도록 희우 어머님을 설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8월 28일 월요일.. 출근을 할 때부터 희우 어머님에게 어떤 말을 드려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아이를 보내는 것이 쉬운일이 아닐텐데..

그렇게 고민을 하며 1교시를 시작하려 하는데.. 교실문 앞에서 누군가가 나를 부른다..

이럴수가.. 희우다..!!!

한번더 내 눈을 의심하며 희우를 보았다. 역시나.. 희우다..

희우가 인제에 있는 학교에서 양양초등학교로 재전학을 온것이다. 재전학을 온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극때문일까? 어찌되었던 나에게는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재전학을 오자마자 나를 찾은 희우가 너무나 고맙다.

연극부에도 활기가 띠기 시작했다. 문화복지 회관에 알아보니 뮤지컬에서 필수적인 핀마이크도 5개정도 사용이 가능하단다. 지난번 영어연극대회때 핀마이크 숫자를 늘렸나보다. 이제 마이크 걱정도 한시름 놓았다.

노래와 안무를 만드는데 가장 어려웠던 '범블의 노래'도 이제 완성이 되었다. 또한 뒤늦게 주인공으로 발탁된 서영이의 연기력이 연극부를 나간 금별이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마지막 부분의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은것을 빼고는 거의 완성이 되어간다.

9월 4일부터 7일까지 수영부 인솔로 춘천으로 출장을 가야 하기때문에 연극부를 잠시 정성시 선생님에게 맡겼다.

얼마전 양양문화복지회관에서 '강원 어린이 영어연극대회'가 열렸다. 난 15분짜리 영어 연극은 취미가 없어서 출전하지 않았지만(사실 너무 바빴음).. 그 대회에서 옆 학교가 대상을 탔다고 해서 칭찬이 자자하다. 나아가 연극을 하면서 그 학교 지도교사를 닮으라는 이야기까지 듣는다.

난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진짜 연극.. 아니 진짜 뮤지컬이 무엇인지 보여드릴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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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관에서 연습을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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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피아노 스텝 아정이와 나영이.. 이제 매일 나와 함께 연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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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를 다그치는 싸워베리 부인.. 서영이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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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와 올리버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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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친구를 열창하는 모습.. 다들 열심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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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처럼 다시 돌아온 희우.. 능청스러운 연기는 여전히 변함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