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수형과 재용이가 먼저 가니 왠지 허전함이 느껴졌다. 씻고 아침밥을 먹은 후, 곧장 에어로 몽골리아 사무실을 찾아다녔다. 론니에 나온 곳 서울의 거리 근처를 다 뒤졌는데도 보이지 않아 큰 레스토랑 경호원에게 물어봤더니 위치가 바뀌었단다. 나와 형준이는 론니가 만능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수흐바타르 광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수흐바타르는 중국 군부와 러시아 백군을 몰아내고 몽골을 독립시킨 인물로, 몽골 사람들은 그를 국부로 떠받든다. 수흐바타르 광장에서 울란바타르호텔 방향으로 가다보니 에어로 몽골리아 간판이 보였다. 17일에서 16일로 바꾸려고 했더니 1인당 30달러를 내야한다고 해서 생각해보니 형준이랑 둘이면 60달러이고, 그 돈이면 게스트 하우스에 머무는 비용이랑 같아서 어차피 바쁠 것도 없는데 천천히 시내 구경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날짜 변경을 하지 않기로 했다.




  배가 고파서 울란바타르에 도착한 날 처음 갔던 몽골 식당에 들어갔다. 사람이 너무 많아 5분 정도 기다리니 자리가 났다. 주문을 하고 선불을 냈는데 주스 한 병이 덜 나와서 가져다 달라고 했더니 350투그릭을 내란다. 내가 따지려고 했지만, 형준이가 350투그릭 때문에 기분 망치지 말자고 해서 그냥 줘버렸다. 식사는 튀긴 소시지 튀김, 감자가루에 소시지를 넣어 완자로 만든 음식, 소고기 볶음이었다. 배부르게 먹고 PC방에 갔다. 한글이 되는 컴퓨터에서 가족들에게 안부를 남기고, 숙소로 돌아왔다. 모두 피곤했는지 형들도 자고 있고, 형준이도 들어오자마자 잠을 잤다.




  혼자 TV도 보고, 책도 읽다가 5시 20분에 사람들을 깨웠다. 택시를 타고 서울레스토랑으로 갔는데 미국, 유럽, 일본, 한국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어서 몽골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지난번 노무현대통령이 몽골을 방문 했을 여기 서울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고 한다. 세계 각국의 귀빈들이 몽골을 방문 했을 때 빼먹지 않고 들르는 코스라고 했다. 우리가 후미 공연을 본 곳은 레스토랑 뒤편 팔각 건물 2층이었는데 표 값이 1인당 7200투그릭이었다. 후미 공연은 정말 신기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입을 벌리고 있는데 중저음의 목소리와 피리 소리가 들렸다. 소극장 규모의 무대에서 울려 퍼지는 저음의 멜로디는 기계음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마두금 연주와 피리로 내는 말 울음소리, 오페라의 일부분, 전통 춤 등을 보다보니 한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지게 했다.




  연주를 보고 택시를 탔는데 무지개 식당을 몰라서 가다가 중간에 내려서 걸어서 찾아갔다. 너무 멀리 왔나 싶어서 게스트 하우스 방향으로 가려고 방향을 틀었는데 삼겹살 사진이 보였다. Rainbow라고 쓰여 있어서 건물 모퉁이를 돌아가 보니 무지개 식당 정문이 보였다. 소고기 찜, 불고기 백반, 낙지볶음을 시켰는데 개인적으로는 소고기 찜이 제일 입에 맞았다. 숙소에 들어오니 한국 남자 2명이 와 있었는데 우리가 PC방을 다녀왔더니 짐이 빠지고 없었다. 새벽에 형님들이 와서 새벽 4시까지 얘기를 하다가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