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열쇠 반납을 하고 가야하는데 열쇠가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어제 스페인 친구들이 취해서 가져간 듯싶은데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았다. 가지고 있던 몽골 화폐를 다 써서 김사장님께 한국 돈 만원을 내고 형님들과 코리아 하우스에 가서 갈비탕을 먹었다. 형님들과 인사를 하고 명함을 받고 곧장 택시를 탔다.




  공항에 도착했더니 비행기가 1시간 연장 되었다고 한다.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니 어려보이는 학생이 있어서 말을 걸어봤더니 14살인데 몽골에서 러시아어를 공부하고 있단다. 작은할아버지가 몽골에서 농장을 하고 계셔서 여기에서 공부를 한다고 했다. 무슨 고위급인사가 내렸는지 수행원들과 꽃다발 든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그 사람 때문에 우리 비행기 시간이 미뤄진 듯 하다. 대기실에서 있으니 한국 사람들 소리가 많이 들렸는데 단기선교 온 학생들이 너무 수선을 피워서 부끄럽게 느껴졌다. 한인교회에서도 단기선교가 선교가 목적이 아닌 관광처럼 되어서 한인교회 분들이 여름 한철 너무 힘들다고 하는데, 이렇게 수선 피우는 모습을 보니 교회 분들이 왜 단기선교를 안 좋게 보시는지 이해가 될 것 같았다. 비행기를 탔는데 오늘은 구름이 많아서 우리가 마치 하얀 눈 위를  미끄러져가는 것 같이 느껴졌다.




  5시에 충주에 도착하니 비가 내릴 것 같았다. 공항에서 기차표를 사고 보니 10분밖에 안 남아서, 직원이 전화를 해서 곧장 픽업 차량이 와서 혼자 봉고차를 타고 청주공항역으로 갔다. 도착하자마자 기차가 와서 겨우 탈 수 있었다. 제천까지 와서 다시 기차를 갈아타고 사북으로 왔다. 사북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도 내가 몽골 다녀온 게 꿈같이 느껴졌다. 몽골에서는 그렇게 한국에 오고 싶었는데, 막상 한국에 오니 몽골이 그리워졌다. 4주 동안을 몽골의 초원, 사막, 호수에서 함께 한 찬수형, 형준, 재용이와의 여행이 진한 추억을 남기고 이렇게 끝이 났다.